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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北눈치 살피면 만난 횟수 무의미…"
독도신문  |  dokdotim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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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4  09: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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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당국회담 무산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상식에 기반을 둔 정상적 남북관계'라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데는 자신의 2002년 방북에서 체득한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펴낸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2002년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자격으로 행한 방북 경험 등을 소개했다.

특히 자서전에서 박 대통령은 이 방북 이후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유레카'와 같은 얘기를 남겼다.

당시 방북을 계기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자신의 핵심 대북기조의 틀을 짰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실제 자서전에는 '신뢰'를 거듭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자서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국군포로 문제를 비롯해 붕괴 위험 보도로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간 금강산댐 공동조사,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남북통일축구 개최 등의 문제를 솔직하게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후 김용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장성택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 등에게 "합의 내용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실제 북한은 이후 남북통일축구를 개최하고 6·25 전쟁 행방불명자 확인과 금강산 면회소 설치 등에 합의하며 약속 준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방북 이후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면서 "그것은 바로 진심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협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의 눈치를 살피거나 정치적 계산에 밀려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만난 횟수나 시간은 무의미하다"면서 "오히려 그런 식의 만남이 많아질수록 양측이 신뢰를 쌓을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왜 정부 대 정부끼리 만나면 약속이 안지켜지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뭔가 투명하지 않은 것이 개입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이는 최근 남북당국회담 논란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급한 입장과도 대체로 맥을 같이 한다.

남북간 발전적 관계는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최우선이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등한 관계에서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북한의 수석대표 관련 논란이 제기됐을 때 "격이 서로 맞지 않으면 상호 신뢰가 어렵다"고 언급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공식 당국대화 마당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번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비정상적'인 북한의 주장에 눈치를 보며 대화를 위한 대화에만 집착한다면 오히려 양측간 신뢰의 길은 더 멀어질 것이라는 게 2002년 방북 이후 박 대통령이 갖게된 생각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교수들도 남북간 회담에서 (수석대표의) 격이 이렇게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면서 "국민들 중 지금까지 남북회담이 이렇게 서로 격이 다르게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안 된다는 게 의아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제안을 최고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용하고 남북관계를 책임진 김용순 비서에게 지시해 약속 이행으로 이어진 2002년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책임과 권한이 있는 인사가 북측 수석대표로 나와 당국회담을 진행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은 단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13일에도 특별한 일정을 갖지 않았다. 이틀째 '무일정'이다. 애초 12∼13일 남북당국회담이 예정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이날도 청와대에서 남북당국회담 무산 이후 남북관계의 방향 등에 대해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기대감을 피력했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데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최근 분위기를 굳이 표현한다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담담하다'는 것"이라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담담하고 냉철하게 사안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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