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가(기미가요) 제창 강요를 비판한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 지방 교육위원회의 위원장이 사퇴하기로 했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짓쿄(實敎)출판의 역사 교과서 사용을 승인한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교육위원회 시미즈 마쓰요(淸水松代·56) 위원장은 전날 열린 현 교육위원회 정례 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교육위원회의 생각을 현 의회나 현민에게 적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 내 부덕의 소치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짓쿄 교과서) 채택은 옳은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짓쿄 교과서는 일본 국기(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두고 '일부 지자체가 공무원에게 강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기술해 도쿄도(東京都)와 가나가와(神奈川)현 등에서 채택이 배제됐다.

반면 사이타마현 교육위원회는 관내 8개 고교가 짓쿄의 역사 교과서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것에 대해 '다른 교과서의 기술 사례를 비교한 자료집을 활용하는 조건을 달아 승인했다.

사이타마현 의회 문교위원회는 '국가와 고향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 하려는 현의 교육방침과 어긋나는 내용이 담겼다'며 재심사하라고 결의했다.

사이타마현 교육위원회는 이 결의와 관련, 짓쿄 교과서 채택 건을 재심사하지 않겠다고 19일 결정했다.

시미즈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이 결정 직후에 이뤄졌다. 의회의 요구에 압박을 느껴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8일에는 짓쿄 교과서 저자들이 '국가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가 적절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학생의 배울 권리와 교사의 가르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도쿄도 등의 채택 거부에 항의했다.

집필자 대표인 가토 기미아키(加藤公明) 씨는 "집필자는 교원경험자이거나 역사 연구가다. 입시만을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역사를 생각하도록 궁리를 거듭한 교과서인데 이런 사태에 이른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