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고야소송지원회 5년동안 금요행동 11일 오후 광주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5년동안 일본 현지에서 미쓰비시 측의 사죄를 촉구하며 금요행동을 벌인 '나고야 소송 지원회'에 고마움을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 금요행동을 진행하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의 모습.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나고야 소송지원회 '도쿄 금요행동' 만 5년…"미쓰비시 사죄" 촉구
"너희가 일본 사람들이냐, 한국 사람들이냐? 한국이 좋으면 한국에나 가서 살아라."

가슴 떨리는 섬뜩한 조롱을 들어가면서 지난 5년 동안 결코 양심의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한 일본 시민단체가 있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다.

국내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1일 광주에서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믿음을 전했다.

나고야 소송지원회가 미쓰비시중공업의 자발적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며 도쿄 시내와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개최하고 있는 금요행동이 어느덧 만 5년을 맞았다.

이들이 금요행동을 시작한 것은 7년 전인 지난 2007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돼 강제노역 피해를 당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 단체는 그동안 무료 변론은 물론 재판 때마다 일본을 방문하는 원고들의 항공료와 체류비 일체를 지원해 왔다.

그러나 1심에 이어 2007년 5월 31일 나고야 고등재판소로부터 또 다시 기각 판결을 받자 2007년 7월 20일부터 미쓰비시중공업 본사가 있는 도쿄까지 원정 시위를 시작했다.
당시 판결에서 비록 한일협정을 구실로 기각을 당했지만, 나고야 고등재판소에서 강제연행과 강제노역에 대한 미쓰비시 측의 책임이 사실로 인정된 만큼 미쓰비시 측이 사죄와 배상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 5년동안의 기록11일 오후 광주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5년동안 일본 현지에서 미쓰비시 측의 사죄를 촉구하며 금요행동을 벌인 '나고야 소송 지원회'에 고마움을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 금요행동을 진행하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가 금요행동의 진행내용을 기록한 수첩의 모습.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나고야 소송 지원회가 금요일로 날짜를 택한 것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주요 사장단 회의가 금요일에 있기 때문이었다.

나고야에서 도쿄까지는 편도 약 360km, 왕복 720km에 달하고 신칸센 1인당 왕복 비용만 20만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매주 시나가와(品川)역 앞과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미쓰비시 측의 사죄를 촉구해 왔다.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마저 원고들의 청구를 다시 외면하고 말았다. 사법적 구제의 길이 꽉 막혀버린 듯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부당한 판결인 만큼 인정할 수 없다며 미쓰비시가 사죄할 때까지 금요행동을 계속 강행하기로 결의했다.

출근길 시민들을 만나고자 나고야에서 새벽길을 나서곤 하지만 이들을 반기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루 3시간 이상 길거리에서 홍보물을 배포해도 그나마 전단을 받아주는 시민들은 많아야 하루에 200여명을 넘지 않았다.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단지 아무런 희망의 빛이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일부 일본 시민들은 "일본도 똑같이 피해자들이 있다. 너희가 한국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 한국이 좋으면 한국에나 가서 살아라"라며 조롱했다.

마침내 미쓰비시중공업은 2009년 7월 14일 근로정신대문제에 대해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09년 후생연금 탈퇴수당 99엔 지급 건 등으로 한국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한 데다 계속되는 금요행동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한 2년 동안 교섭에도 2010년 7월 6일 16차 회의를 끝으로 미쓰비시 측과의 교섭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미쓰비시 측의 무성의한 태도도 문제였지만 무관심하기는 한국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실망감에 빠져 있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손을 내민 이들은 나고야 소송 지원회였다.

나고야 소송 지원회는 교섭이 결렬된 직후 잠정 중단해 왔던 금요행동을 곧바로 재개했다.

2012년 8월 10일부터 다시 시작된 금요행동은 해를 두 번 넘겨 2014년 8월 8일 현재 97회째에 이른다.

3년에 걸친 1차 금요행동까지 감안하면 꼬박 5년동안 거르지 않았다. 1·2차 금요행동을 모두 합하면 모두 242회에 연인원 2천117명이 참가했다. 배포한 전단만 5만2천838매에 이른다.

40대 교사 시절에 여자근로정신대 문제제기 행동에 동참한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 공동대표는 이제 백발의 70대 노인이 됐다.

그는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의 존엄이 회복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에 5년이라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금요행동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 5년동안 금요행동 펼친 나고야소송지원회11일 오후 광주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5년동안 일본 현지에서 미쓰비시 측의 사죄를 촉구하며 금요행동을 벌인 '나고야 소송 지원회'에 고마움을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 금요행동을 진행하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의 모습.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