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 의견 밝히는 무라야마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는 9일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위안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등 양국간 문제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숭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것은 세 가지"라며 "먼저 정상들끼리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지 총리가 답해야 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들끼리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표명해 협의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 아래에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재임 중인 1995년에는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정권이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본은 틀림없이 두 담화를 계승할 것"이라며 "일본의 공식적인 역사인식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두 담화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의 모든 내용을 계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의 발표도 했었지만 그 뒤 각의에서 계속 계승하겠다고 번복했다"며 "고노 담화에 대해서도 검증을 한다고는 했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계승해나갈 것이고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에서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가 만약 두 담화를 계승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총리 재직 당시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에게 보상하지 못해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든 일을 거론하면서 "한국 위안부 피해자 60여명에게 보상금이 지급됐고 50여명은 아직 받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민간 모금으로라도 보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베 정권이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에는 명백히 반대한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되는 지에 대해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