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금품수수 및 부정청탁을 뿌리뽑기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힘들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 열어 김영란법 처리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영란법이 정무위를 통과했지만 아직 법사위에 회부가 안됐다"면서 "5일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고 국민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고 국민적인 공론화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위헌 소지 등이 있는 만큼 공청회 등을 열어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해철·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무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가 됐고 상징성이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김영란법이 당초 공무원에 한해 적용하자고 한 것이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유치원 교사, 대학병원 등으로 확대됐다"면서 "정무위에서 거론했다 하더라도 법사위에서는 전혀 모르는 것 아니냐"면서 "법사위원이 법안에 담겨져 있는 내용도 잘 모르면서 통과시키는 것은 스스로 법사위원 자체를 평가절하는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서기호 정의당 의원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사위는 이날 세월호 참사 피해자 구제 내용을 담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배·보상법) 등은 통과시켰다.

여야가 지난 6일 최종 타결한 세월호 배·보상법은 국가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안산 단원고 2학년생들이 대입 정원외 특별전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정부와 여당이 지목한 경제활성화 법안인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크루즈산업법)과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마리나항만법)도 법사위에서 가결됐다.

크루즈법은 2만톤 이상 크루즈선박에 선상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안으로 카지노는 외국인 승객만 이용할 수 있고, 영업도 영해가 아닌 공해에서만 가능하다.

하천 내 마리나항만 개발사업자 등에게 토지의 점용료와 하천사용료를 감면하는 마리나항만법은 여야 합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에 강 주변을 제외하고 바다 주변만 마리나항만을 조성할 수 있게 수정됐다.

법사위를 통과한 세월호 배·보상법 등은 이날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예정이다. / 김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