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열렸던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을 상대로 국민과 야당과의 소통을 거듭 촉구하며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여야 없이, 진보와 보수 없이 한 목소리로 국정쇄신 단행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인적 쇄신은 커녕 측근들에 대해 '사심이 없다', '항명파동이 아니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두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안에 지휘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사과의 말씀이 없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국정쇄신의 요체는 인적쇄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또 "대통령께서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국민들은 오히려 걱정이 더 커졌고, 절망이 더 깊어졌다. 시간은 길었지만 내용은 없었고 말씀은 많았지만 희망이 없었다"고 평가 절하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능력도 지적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소통하지 않으면 깜깜히 정권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제라도 100% 청와대, 어머니와 같은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부와 여당과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과 야당과 소통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재정적자와 가계부채 증가를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보면서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대통령이 보는 경제지표와 국민이 보는 경제지표가 정반대로,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폭탄, 가계부채 증가 속도보다 두 배 빠른 자영업자 부채 폭탄, 한해 GDP 규모에 육박하는 국가부채 폭탄에 온 나라가 빚 갚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신규 일자리 50만개에 대해서도 '나쁜 일자리'로 규정, 노동정책 기조의 전환을 요구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말씀 하신 신규 일자리 50만개는 비정규직 일자리로 생산주력계층인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며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 착한 규제도 없애는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 엄청난 사내 유보금을 쌓아두는 재벌, 대기업에게 또다시 특혜를 주는 경제 정책. 이런 기조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진하고 있는 가계소득 주도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가계소득 보장 경제기조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다"며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 돼야 우리가 처한 경제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비대위원장은 쌍용차 신차 출시를 앞두고 마힌드라 회장의 방한을 언급,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전원 복직도 당부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북과 대화하고 다시 교류하고 협력하려면 5·24조치 철회,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니 만큼 남북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 공동번영과 동북화 평화시대를 주도해야 한다. 정부의 전향적, 전격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대국민 약속인 △경제민주화 △복지 △한반도 평화 실천을 촉구했다. / 김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