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공동 여론조사 제안을 일축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가 16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한 상황에서 문 대표가 '여론조사'를 갑작스럽게 들고 나오자 황당하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내가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며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하고 싶은 얘기가 없다"며 "웃는 것으로 끝내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에 참석 도중 문 대표의 제안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 대표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꾼 점에 대해서 정말 유감"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문 대표는 전날 (16일 본회의 개회) 원내대표간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국회의장 중재 하에 서로 양보해 어려운 합의를 도출한 것이 불과 몇 시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군현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 선출을 여론재판하자는 것인가"라며 "16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해 놓고 당 대표라는 사람이 여론조사로 하자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뉴스1과 통화에서 "행정부 수장인 총리마저 여론조사로 뽑자는 것은 포퓰리즘의 극치"라며 "행정부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는 어이없는 발상이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의사일정에 합의한 상황에서 당 대표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여론조사가 여러 정책을 판단하는 데에 중요한 참고가 되는 것은 맞지만 그걸 최종적인 의사결정 수단으로 하는 것은 반대"라며 "헌법상 절차를 배제하고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은 국회를 구성해 국민을 대변하도록 부여한 권한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면서 16일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큰 양보를 했고 16일 임명동의안 처리에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국회의장도 그날 꼭 사회를 보고 표결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16일 반드시 표결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야당이 혹시 불참하더라도 표결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의결정족수를 꼭 확보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16일 오전 11시 의원총회 소집 및 본회의 전원 참석'을 공지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시급한 민생현장 안정과 경제살리기를 위해서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의 임명이 시급하다"며 "16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야당을 향해 "명분 없는 보이콧으로 단독처리를 유도해서 궁극적으로는 날치기, 또 폭거 운운하면서 여론을 선동하려는 모습은 이제 국민들도 피곤해하는 뻔하고 식상한 전략"이라며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새 지도부도 충청 출신 총리 출범을 대승적으로 인준해서 2015년, 3년차 국정이 새롭게 출범하도록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남은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을 처리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설 지나고 2월 국회 남은 기간 야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하지 않고 같이 일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상임위별 쟁점 법안을 최대한 처리할 수 있도록 정책위의장과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꼭 챙겨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하는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다"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는 경제활성화법들 중 이미 쟁점 사안들이 상임위에서 상당 해소된 법안들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정책위의장은 "국회가 경제살리기와 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본회의 연기 등으로 민생법안 처리가 더 이상 뒷전으로 밀려나선 안된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클라우드컴퓨팅발전 및 이용자보호법, 김영란법, 연말정산후속조치법, 아동학대근절법 등의 2월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 김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