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2월 임시국회 처리 여부가 2일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전날 당 의원총회를 통해 김영란법 처리 문제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키로 한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야당과의 협상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협상에서 당 의원총회를 통해 공통적으로 문제가 지적된 가족의 범위와 가족에 대한 불고지죄, 직무관련성, 부정청탁 개념 모호성, 위헌성 등과 관련한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 본회의 처리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영란법도 일단 적용된 다음에 새롭게 고치기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국가 전체에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국민 인권을 침해하는지 등 새로운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위헌요소가 있는 부분은 당연히 수정해야한다. 법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면 오히려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등 각종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회의에서 "부모 자식간 고발이나 가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점, 직무관련성을 어떻게 처리할지, 부칙에 있는 시행 시기 등에 대해 오후 야당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부터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야당과 협상이 잘되지 않는다면 한 달 정도 늦춰서라도 위헌성과 서민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을 특별한 장치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역기능 때문에 교각살우의 어리석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반드시 3일 본회의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여당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신중론이 힘을 받자 야당은 2월 임시국회 처리 방침으로 전열을 정비하며 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란법은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합의가 안 된다면 정무위 원안대로 통과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김영란법 처리 연기는 국민이 바라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더이상 정부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