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열린 첫 고위당정청 회의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가 15일 밤 긴급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최선의 안이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논의·결정한다"고 합의했다.

당정청은 또한 공무원연금개혁·공적연금강화 여야 합의에 대한 각종 갈등과 혼선을 수습해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전격 회동을 했다.

당정청은 회동 후 새누리당을 통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의 안으로서, 특히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전원 합의한 것에 대해 큰 의미 부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정청은 5월2일 여야가 합의한 합의문을 존중한다"며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은 국민의 부담 증가가 전제돼 국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논의해서 결정돼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또한 이날 긴급 회동이 최근의 갈등을 봉합하고 의견을 일치시키는 장이라고 일제히 평가했다.

당초 당정청은 오는 17일 유승민 원내대표 주재로 당 원내지도부와 정부 장관, 청와대 수석들이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 성격의 '정책조정협의회'를 열 예정으나, 청와대 측에서 "고위 당정청으로 레벨을 올려 회의를 갖자"고 당에 제안해 정책조정협의회는 보류됐었다.

이후 당 대표 및 원내대표,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청 회의 일정을 조율하다 이날 밤 전격적으로 만나게된 것이다.

김 대표는 회동 후  "그동안 당정청 간 이견으로 비친 부분이 많았는데 오늘 모두 정리했다"며 "서로 불편했던 부분을 다 풀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이번 당정청 회의를 통해 충분한 조율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면서 "새누리당에 이날 회의 결과 발표를 맡긴 것도 당청이 완전히 같은 의견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와 최 총리 대행, 이 비서실장이 참석한 자리에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까지 합류해 구체적이고 충분한 조율을 한 점 역시 "당정청이 '원보이스'를 내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평가다.

또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이병기 실장의 이름이 쓰인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당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지 않기 위해 당분간 고위 당정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단된 고위급 채널이 이날로 재개됐다는 의미도 상당하다. 고위 당정청은 공개적으로는 지난 3월 한차례 열린 바 있다.

참석자들은 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최 부총리에게 공백없는 국정 운영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회동이 밤늦게 이뤄진 데다 참석자들이 오랫동안 정치권에 함께 몸 담은 가까운 사이인 만큼 술도 함께하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주말에 더해 오는 17일~18일 김 대표의 광주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어 고위 당정청은 일러야 다음주 초께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고위 당정청 참석자들은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한 당청 간 의견조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정상 이유로 회의가 더 지연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이날 심야에 전격적으로 만나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전화통화 등을 통해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고, 수행 보좌진까지 모두 배제한 채 이동할 만큼 긴박하게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이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의 방침에 합의하고 당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를 두고 불거졌던 파열음은 일단 일단락된 양상이다.

야당과의 본격적인 협상 재개에 앞서 여권의 통일된 입장을 정리한 만큼 향후 대야(對野)협상에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김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