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가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가렛 찬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보건당국이 초기대응은 늦었지만 이후로는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메르스 발병은 종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9일 "한국이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의 전쟁에서 꼭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간호사대회' 참석차 방한 중인 챈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의화 의장을 예방, "한국 정부가 초동대응에는 약간 느렸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아주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처럼 잘 대응하는 나라를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챈 사무총장은 이어 WHO-한국 합동평가단의 조사를 언급, "이번 사태의 급속한 확산이 한국 정부의 능력 부족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한국이 이번 사태를 잘못 대처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한국 의료시스템에 문제가 있거나 영양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병원시스템이 너무나 훌륭하게 구축돼 한국인들이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다닐 수 있고, 또 성공적인 의료시스템 때문에 응급실도 복잡하다"며 "그리고 아픈 친척이 있으면 방문하는 따뜻한 미풍양속이 있는 것도 (확산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챈 사무총장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한국에서 더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챈 사무총장은 "세계 많은 나라들이 한국이 이번 메르스 사태를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저는 한국인들의 지혜를 믿고, 한국 정부의 역량을 믿는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잘 통제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도전을 극복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의료수준이) 전 세계 최고 중 하나다"라고도 했다.

챈 사무총장은 또 "한국 정부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의지와 한국 정부의 능력을 충분히 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3개국 국민들이 해외여행시 차별을 받은 사실을 언급, "저희는 한국과 같은 훌륭한 나라의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차별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WHO는 한국 정부와 계속 협업해서 이번 메르스 사태가 빠른 시일 내 진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챈 사무총장은 "한국 정치인들도 많은 도움을 주셔야 한다. 국민들에게 정부의 지시를 잘 따르도록 적극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일단 모든 걸 중단하고 한가지 방향으로 다같이 움직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단 상황이 통제되고 난 이후에 어떤 부분에 실수가 있었는지 등을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한국의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WHO에 감사드린다"며 "초기 대응에서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총장님 말씀대로 빠른 시일 내에 잘 해결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저는 의사 출신으로서 오래 전부터 공공의료기관 확보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며 "특히 한국은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15%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우리 국민들에게 공공의료기관 확충의 필요성과 전염병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해보면, 뼈아프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의장은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우리 의료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예방의학, 일반의료, 북한 의료관계에 있어서 우리 의료계가 준비할 수 있는, 완벽성을 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올 10월에서 11월쯤 제네바에 방문해 북한의 의료실태 및 북한 내 소아의료의 영양실태 등 WHO에서 파악하고 있는 북한 의료상황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