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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3년> '역사터널'에 갇힌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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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3  17: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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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식 갈등 속 관계악화 장기화…민간 감정도 동반 악화
'이대로 방치해선 안돼' 공감속 정상회담 성사…내년초 위안부협상이 '고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출범한 지 3주년(26일)을 앞두고 있지만, 한일관계는 여전히 역사 문제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뒤이은 일왕을 향한 사죄 요구 발언 등의 여파로 정권 출범 전부터 한일관계는 삐걱댔지만 아베 총리와 정권의 역사인식이 관계악화에 가속력을 제공한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2013년 4월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무라야마 담화(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하고 반성한 전후 50주년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는 등 국회에서 아베 총리가 한 발언은 한국 국민감정을 자극했다.

이어 취임 1주년이었던 2013년 12월 26일 단행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는 관계 악화의 흐름을 정점으로 몰고 갔고, 작년 고노(河野) 담화(군위안부 동원에 일본군과 정부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한 담화) 검증은 갈등을 더 심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군위안부 문제 진전을 한일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사실상 내걸고, 아베 총리는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주장하면서 양국은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당국간 관계만 악화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대일 감정이 악화하는 동안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혐한 감정이 빠르게 확산했다.

한일이 냉각기를 보내는 동안 한중관계는 가까워지면서 일본 사회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고, 불상 반환 보류 판결, 징용 배상 판결, 산케이 신문 기자 기소 등 한국 법원과 검찰의 몇몇 결정들은 일본 내 반한 감정 확산으로 연결됐다.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시민단체 '언론 NPO'가 지난 4∼5월 실시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 응답자 72.5%, 일본 응답자 52.4%가 각각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다'고 답한 것은 양국 국민 정서의 '현주소'를 말해줬다.

국민 감정 악화의 여파 속에 2011년께 정점에 달했던 일본 내 한류 붐의 급속한 냉각,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감소, 일본 내 혐한 시위의 빈발 등 현상이 뒤따랐다.

통제되지 않을 정도였던 관계 악화의 흐름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들어 다소나마 브레이크가 걸리는 듯했다.

강제징용이 이뤄진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등 민감한 문제가 잇달아 있었지만 양국은 상황을 관리해가며 11월 2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서울)을 성사시켰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한 올해 양국 정부의 대일·대한 외교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 작동한 모습이었다.

앞으로 한일관계가 급격히 나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양국 모두 상대국과의 관계를 대미, 대중 외교와 같은 핵심 과제의 반열에 올려 놓고 있지 않고, 역사인식 문제는 롱런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이는 아베 정권 하에서 언제든 살아있는 불씨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진행중인 군위안부 협상은 터널 속에서 보일 듯 말듯 한 불빛 같은 존재다.

양측이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쉽지 않고,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다시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는 장담은 누구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타결이 된다면 근래 갈등의 소재이기만 했던 역사문제에서 양국이 절충점을 찾았다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반대로 양국 모두 중요한 선거(한국 4월 국회의원 선거·일본 여름 참의원 선거)가 예정된 올해 군위안부 문제 해결의 '골든 타임'을 흘려 보낼 경우 군위안부 문제가 장기화하는 것은 물론 한일관계 악화의 흐름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한일관계 소식통은 선거가 다가올 수록 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좁아질 것이라면서 "내년 1∼2월이 군위안부 문제는 물론 한일관계 전반에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일본 외무성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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