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美 국무부 "철저한 이행, 고무적" 평가, "보여주기, 전하고 똑같다" 비판도
대북 관측통 "기대엔 못 미칠 수도…잠재적 파급효과 주목해야"

'사상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3일로 채택 한 달을 맞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려있다.

다양한 제재를 이행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중국이 드디어 '칼자루'를 제대로 쥐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는 반면, 고강도 제재에는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도 동시에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무대에서 대북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은 일단 겉으로는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로즈 고테묄러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대북제재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과 관련한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의 논의 상황에 대해 매우 고무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과의 협력은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중국을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여기며 비판해온 미국이 중국의 행동에 만족감을 표시한 경우는 드물다.

미국이 무엇을 근거로 후한 평가를 내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중국이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이어진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과거 어느 때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가 통과되자마자 이를 "전면적으로,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 표명했다.

특히 결의에 담긴 제재 조치를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모습들도 목격됐다.

우선 지난달 8일 제재목록에 오른 북한 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들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외신보도를 통해 확인됐고, 이는 중국 정부가 신속하게 관련 지침을 관계기관에 시달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단둥(丹東) 등 북중 접경 지역에서는 대북송금 금지, 밀무역 단속, 교역품 검색 강화 등의 조치에 나선 모습들도 다수의 언론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17일 입주자가 없어 유령도시가 된 '단둥 신도시'와 초강경 대북제재 앞에서 불안감에 떠는 무역업자들을 조명하며 '변경'이 얼어붙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이같은 강경한 태도는 북중 외교채널도 꽁꽁 얼렸다.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중 접촉 동향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고, 이런 분위기라면 5월 열리는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에 중국의 주요인사가 참석할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은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고강도 제재에 착수했음을 나타내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많다.

시종일관 '선택적·부분적 제재'라는 점을 강조하는 중국과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고강도 압박을 가해야한다는 한미일의 태도 사이에는 여전히 큰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자국 항구 여러 곳에서 북한 선박의 입항을 전면 차단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금지물품 등이 북중 접경을 통해 자유롭게 북한으로 넘어가고 있고,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일부 외신보도는 중국의 제재가 과거처럼 '보여주기'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에 힘을 실어준다.

그럼에도 다수의 베이징 관측통들은 현재까지 중국이 기대 이상으로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그 효과를 확인하려면 최소한 2∼3개월 정도는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북중 간에 거래된 교역물품 중에는 제재 이행 조치 이전에 계약이 완료된 물품이 상당수 섞여있을 수 있는데다, 실질적인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적어도 수개월 간의 추세적 관찰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북중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비록 '생계목적'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는 해도 통관 절차가 강화되고 거래 금지 품목이 확대된 만큼 일반 교역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발표될 무역통계 등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성실하게 결의를 이행하겠다고 한 중국이 북중교역을 전과 같은 수준에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그 감소폭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크지는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북 관측통은 "당장 눈으로 볼 수 있는 교역수치 상의 변화보다는 중국내 대북여론의 변화 등 북중 관계 전반에 나타날 잠재적 파급 효과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