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 책사'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의하면 셔먼 전 차관은 전날 도쿄에서 닛케이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양자 또는 한미일 3개국에서 논의를 진행한 다음 중국을 (대화의 틀에) 포함하고, 그런 다음 러시아를 관여시켜야 한다"며 "핵억지력을 가지려는 생각이 틀렸다는 점을 북한에 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셔먼은 또 핵개발을 하다 서방과의 타협을 택한 이란과 현재 북한의 상황을 비교하며 "북한은 지도자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핵개발에 고집하는 자세가 이란에 비해 훨씬 강하다"며 "선택지를 좁힐 수 있도록 장기간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선 안 된다"며 "핵 개발 동결 같은 어중간한 방식은 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역량에 대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WMD) 조정관은 "북한은 (기술 개발의 성과를) 과대 선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소폭탄을 보유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단거리 미사일은 실적이 있지만, 장거리는 다소 의문스럽다"고 지적한 뒤 "지금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핵 및 장거리 미사일 추가 실험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켈리 전 차관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의 발사 실패는 정치적 쇼"라며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항상 주목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켈리는 이와 함께 "북한 정권이 곧 붕괴할지 오래 지속될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경제 제재의 효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한일협력에 대해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한일이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지만, 한국에서 그에 대한 지지는 작고, 국민 감정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뒤 "미사일방어(MD)는 동북아 전체에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한국의 MD 동참을 촉구했다.

아울러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아시아 중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한국, 호주, 필리핀 등 동맹국과의 협력이 축"이라고 말했다.
 

▲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