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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일본에 우리 문화재 7만여점이…"조사부터 선행돼야"소재 등 조사작업 30%에 그쳐…"보존처리가 급선무, 환수는 신중히 접근해야"
서병근 기자  |  comspor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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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6  07: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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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고국으로 돌아온 덕혜옹주의 복식. [자료사진]

광복절이 되면 일제가 파괴하거나 약탈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파악된 일본 소재 우리 문화재는 모두 7만1천375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에 있는 전체 한국 문화재 중 43%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환수한 한국 문화재는 6천550여 점에 불과하다. 그중 약 3천300점은 기증받은 것이고, 약 3천 점은 협상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문화재청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에 소재가 확인된 일본의 한국 문화재는 3천600여 점이 증가했으나, 환수 문화재는 단 76점만 늘었다. 현실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재 전문가들은 우선 일본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조사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문화재가 어디에 무엇이 있고, 어떻게 빠져나갔는지를 알아야 이후에 환수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일본 소재 한국 문화재 중 조사가 이뤄진 것은 30% 안팎이다.

문화재계 일각에서는 무조건 환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환수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일본의 개인이나 사립단체는 환수에 대한 압박 때문에 공개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 연지사 종. [최응천 교수 제공]

 

 

   
▲ 연지사 종이 있는 후쿠이현의 신사. [최응천 교수 제공]

일례가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의 조구(常宮)신사에 있는 '조선종'(朝鮮鐘)이다. 높이 112㎝, 지름 66.7㎝인 이 종은 833년에 제작된 통일신라시대 작품이다. 임진왜란 당시 오타니 기치류(大谷吉隆)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봉납했다고 전하며, 1952년 일본의 국보로 지정됐다.

그런데 이 종에는 청주(菁州, 오늘날 진주) 연지사(蓮池寺)의 종(鐘)이었다는 명문이 남아 있다. 이를 근거로 경남과 진주의 시민단체들이 조구신사의 조선종을 돌려달라고 꾸준히 요청했다. 하지만 조구 신사 측은 종을 수장고에 넣었고, 최근까지 관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연지사 종은 정황상 400여 년 전 일본인들이 훔쳐간 문화재지만, 국제법적으로는 돌려받을 길이 없다"라며 "우리나라의 국보와 보물이 전시 목적으로만 외국에 반출되는 것처럼, 일본의 국보가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문화재라고 해서 섣부르게 대응하면 소장기관이 더욱 보수적이고 배타적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국내 절도단이 2012년 쓰시마섬에서 불상을 훔쳐온 뒤 한 점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도 일본에서의 문화재 조사와 환수가 어려워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우리 문화재의 보존 처리를 계기로 조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민예관의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목칠공예품을 보존 처리하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일본이 현대에 훔쳐간 문화재라면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가져와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소장기관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방치되고 훼손된 문화재를 먼저 보존 처리하도록 한 뒤 우리 유물을 지키고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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