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3월 조선학교에 운영 보조금을 지급해 온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이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재검토 상황을 조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검토 지시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재검토 상황을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사실상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압력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은 조선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해 온 도도부현에 대해 지난달 보조금 지급의 정당성 및 공익성 검토 상황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지난 3월 29일 하세 히로시(馳浩) 일본 문부과학상이 이들 지자체에 대해 "지급이 타당한지 재검토해 달라"는 통지문을 보낸데 대한 점검 차원이다.

▲ 일본 도쿄도 기타(北)구 소재 도쿄조선중고급학교 [자료사진]

당시 하세 문부과학상은 "북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이 조선학교의 교육 내용이나 인사, 재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보조금의 공익성 및 교육진흥상 효과,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 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각 도도부현의 사립고교 소재지 및 학생수 조사를 하면서 '3월 29일자 통지문 대응상황 조사'라는 문서를 첨부했다.

해당 조서 문서는 보조금의 공익성, 보조금 집행 투명성 등에 대한 지자체의 검토 상황을 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마이니치신문에 "이미 보낸 통지문에 대한 대응을 연도 중간에 보고하라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정부의 이번 조사는 지자체에는 (보조금을 중단하라는) 압력이 된다"고 말했다.

나고야(名古屋)대 나카지마 데쓰히코(中嶋哲彦) 교수(교육학)는 "각 도도부현은 역사적·지리적 사정에 따라 외국인학교 설치 인가 및 재정 보조를 판단하고 있다"며 "보조금 삭감이나 지급 중단을 요구하는 통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지방자치의 원칙에 비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엔 대응 상황 조사라는 명목으로 통지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재촉하는 것은 더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각 지자체는 학교운영비 명목으로 조선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문부과학성 집계에 따르면 2014년에는 3억7천만 엔(약 40억원)이 지급됐다.

초·중·고교 과정을 운영하는 조선학교는 현재 68개교가 있으며 학생수는 6천여명인 것으로 문부과학성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