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하굿둑이 생긴 이후 낙동강 하구의 둔치 면적이 줄었지만 둔치는 여전히 1천600만㎡에 걸쳐 있다.

화명지구(211만㎡), 대저지구(244만㎡), 삼락지구(465만㎡), 을숙도(320만㎡) 등 여러 구역으로 나눠 일부는 생태공원으로 일부는 친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함께 자전거 길이 29.5㎞에 걸쳐 조성됐고, 산책로 길이만 44.1㎞에 달한다. 축구장(15면), 족구장(15면)은 물론 테니스장(39면), 인라인스케이트장(5면), 캠핑장(112면), 수영장(2곳), 선착장(2곳) 등도 조성됐다.

다양한 인공시설이 들어섰지만 낙동강 둔치는 여전히 생태계의 보고다.

이곳을 찾는 조류만 170종 16만1천500여 개체에 달하고 삵과 너구리, 고라니, 맹꽁이, 족제비, 누룩뱀 등 멸종 위기의 포유류와 파충류도 서식한다.

낙동강 둔치의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부산강포럼 주최로 29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렸다.

부산대 생물학과 주기재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인간의 활동공간과 생태공간의 분리로 습지공간이 절대 부족하게 됐고, 장기적으로 식생의 천이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사람에 초점을 맞춘 지금의 개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 역시 "잔디는 관리하지만 습지 관리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지나친 인공시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둔치에서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이 역시 사람을 위한 축제뿐이며, 생태축제는 없다"고 꼬집었다.

김영주 서부산시민협의회장은 "도시 수변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테마공원으로 조성돼 시민이 자유롭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생태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이런 견해에 부산시는 한계를 인정했다.

곽영식 낙동강 관리본부장은 "광활한 낙동강 둔치를 관리하는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관리 권한 역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문화재청, 수자원공사, 부산지역 4개 기초단체 등으로 분산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