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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가뭄에 농심은 부글부글…파종 못 한 밭농사 '수두룩'
서병근 기자  |  comspor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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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3  17: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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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밭이 된 전남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 간척농지

1973년 이후 누적강수량 가장 적어…평년 절반에도 못 미쳐
7월까지 가뭄 이어지면 최악의 상황 불가피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콩과 고추, 배추 등 밭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누적강수량은 189.1㎜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누적강수량으로 가장 적다.

평년에 견주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뭄이 특히 심각한 충남의 보령댐은 총저수량의 10분의 1도 물을 채우지 못했다.

7월 강수량도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적겠다는 전망이어서 전국이 초비상이다.

이달 중순부터 밭작물의 파종 한계 시기가 시작됐으나 가뭄 탓에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밭작물 파종 한계 시기는 콩은 7월 상순∼중순, 팥은 7월 중순∼하순이다. 참깨는 6월 중순, 들깨는 7월 상순, 조·수수·기장 등 잡곡은 6월 하순∼7월 상순이다.

밭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요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가뭄과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해 농사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에서 8년째 콩을 재배(3만6천여㎡)하는 유봉석(61)씨는 "7월 상순까지는 콩을 심어야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데 가뭄이 이어져 아직 파종조차 못 했다"며 "일요일(25일)께 비가 내리면 바로 파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극심한 가뭄 때문에 2t가량의 콩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는 유씨는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22일 현재 이 지역의 강수량은 190.5㎜로 지난해 이맘때(244.4㎜)보다 50여㎜ 적었다.

충주시 관계자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 파종해야 11월 말께 수확할 수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 농민들의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전국 최대 양파 산지인 무안군 농가는 최근 양파 수확을 마쳤지만,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수확기 가뭄, 고온에 잎마름병까지 나타나 지역 양파 수확량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무안군은 추정했다.

지난해 무안에서는 19만4천t의 양파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120만8천t)의 16%가량을 차지했다.

정식시기인 배추는 많은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계속된 가뭄 탓에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배추밭은 바짝 말랐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날릴 정도다.

강원 태백은 전국 최대 규모 고랭지 배추 재배단지다.

고랭지 배추밭 총넓이(920㏊)가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다.

태백을 비롯한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15년 기준 전국에서 92.7%를 차지한다.

8∼9월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전국 도매시장으로 들어가는 배추 전량을 차지할 정도다.

매봉산, 귀내미골 등 태백 고랭지 배추 작황은 추석 전까지 국내 배추 가격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봉산 배추는 지난 22일 정식을 끝마쳤으며, 귀내미골은 정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비가 워낙 적게 온 탓에 심은 모들이 이미 많이 죽었고, 20∼30%는 계속 물을 주며 관리를 하고 있다.

이정만 태백매봉산영농회장은 "비가 좀 와야 하는데 이미 심은 것들도 많이 죽어서 걱정"이라며 "비가 한 번만이라도 시원하게 내린다면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지만, 7월 초까지 내리지 않으면 올해 농사는 진짜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성주와 포항 등 경북에서는 감자, 고추, 참깨, 콩, 양배추, 고구마 등 60㏊ 이상의 경지에서 시듦 피해가 접수됐다.

한영수 대청농협 조합장은 "감자나 옥수수밭 등은 관수 시설을 갖춘 곳이 드물어 가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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