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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보름 앞으로…한미 정상 '비핵화 밑그림' 그리기
독도신문  |  dokdotim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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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2  13: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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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볼턴 '핫라인' 새롭게 구축…文대통령 '길잡이 역할' 주문
북미 '시기·장소·의제' 의견조율…남북이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
美 '일괄타결'-北 '단계·동시조치' 사이서 중재 밑그림 그릴 듯


남북정상회담이 보름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미 양국 정상이 본격적으로 '주파수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대화 테이블로 나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속히 비핵화에 나서도록 긴밀히 '공조'하자는 게 양국 정상의 확고한 인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로드맵'을 그려나갈 것이냐를 놓고는 세심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극비 방문해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기로 한 것은 이런 차원에서 주목되는 행보다.

   
▲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5차 회의 모두발언 2018.04.11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예정된 회동은 양국 외교안보사령탑간 상견례 차원을 넘어 정상간 소통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인적 핫라인'을 새롭게 구축하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정의용-맥매스터' 라인(정의용 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간 소통채널)을 대체하는 '정의용-볼턴' 라인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보조를 맞춰나가는 데 있어 핵심 연결고리로 부상한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정 실장의 방미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제5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길잡이' 역할을 강조한 맥락에서 이뤄진 점이다. 비핵화 논의의 방향과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 '간극'이 클 수 밖에 없는 북미가 최대한의 접점을 찾도록 '중재역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특히 북미가 '5월 말-6월 초' 정상회담을 공식화하고 실무적 조율을 통해 ▲시기 ▲장소 ▲의제를 구체화하는 흐름에 맞춰 정 실장 방미의 '타이밍'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수시로 소통하는 동맹관계라도 대북 협상전략을 놓고는 시각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밀한 사전 점검과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통미봉남' 우려처럼 한반도 논의를 북미간 직접 대화에만 맡기지 않고 '운전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소신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의 방미를 계기로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다룰 한반도 의제의 내용과 방향을 사전 설명하며 미국 측과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후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논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 여부를 가늠할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남북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 밑그림'을 놓고도 한미간에 긴밀한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일차적 관심은 정상회담 개최 장소다. 어떤 장소에서 회담을 갖느냐는 그 자체로 정치외교적 상징성과 함의가 크고 협상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다.

일단 회담의 주체인 북미간에 극비리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외신보도를 종합해볼 때 평양과 워싱턴이 아닌 제3의 장소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 북미대화를 중재해온 우리 정부는 남북 분단과 냉전체제의 상징인 판문점을 선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라며 "장소에 따라서는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판문점 이외에 제주도도 가용한 선택지로 회자하고 있다.

'중재국'인 한국이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에 속하지만, 한국 이외의 장소도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북미 양국이 모두 수교하고 있고 북한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가 부상하고 있고, 스웨덴과 스위스가 장소 제공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 내에서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실질적으로 끌어낸 한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기류가 있어 한국 이외에서 장소를 물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의제'에 대한 한미간 의견 조율이다. 북미가 비핵화를 주(主)의제로 삼는다는 합의를 했지만,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최단시간 내 비핵화를 달성하는 '일괄타결식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제시해온 문 대통령이 중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비핵화 의제를 사전점검하고 합의가 도출되도록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이렇게 볼 때 정의용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동에서는 북미가 도출할 수 있는 비핵화 합의의 내용과 이행기간, 구체적 액션플랜을 명시한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심도있는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에 대비한 반대급부 제공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과의 사전 실무접촉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및 대사관 설치 추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개시 등의 부분적 관계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계기에 비핵화 뿐만 아니라 평화협정 체결을 포함하는 평화체제 구축 논의까지 '통 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의용-볼턴 회동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대미 외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현 시점에서 청와대-백악관을 잇는 '핫라인' 이외에 외교부와 국무부를 중심으로 실무적 외교채널이 전면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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