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의 고엽제 매몰의혹과 관련해 직접적인 시추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칠곡주민으로 구성된 '캠프캐롤 고엽제 매립 진상규명 민간대책협의회'와 대구경북 사회단체로 구성된 '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 캠프캐럴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매몰 의혹 장소에 토양을 시추 조사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직접 발굴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엽제 매몰의 정황과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미국측은 그때마다 말바꾸기를 거듭하며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고엽제 및 화학물질이 묻혔을 장소로 지목되는 지역 중 일부에 대해서만 진행하는 레이더 조사 방식은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엽제 매몰이 없었다고 확신한다면 왜관 주민과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의 조사에 대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주민대표와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합동조사단에 포함시켜 매몰 의혹장소를 직접 발굴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칠곡이 지역구인 이인기 국회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지표투과레이더 조사와 병행해 지하수 시료채취, 토양시추조사, 토양 오염도 조사를 함께하자고 주장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관철하지 못했다"며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시추조사나 오염도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상 징후 판단을 미국 측이 하게 돼 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애초 3대 가동하기로 한 지표투과레이더 기기를 1대만 가동하는 것이 저조한 작업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지하투과방식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국민이 승복할 수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토양시추, 굴착방식을 도입해야 하고 의혹이 제기된 독신장교숙소 인근과 소방서 앞 지역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