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영수회담이 열리면 민생 문제에 논의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회담 제안자인 손 대표부터 `민생경제'를 의제로 내건 데다, 반값등록금과 물가고, 전ㆍ월세난 등 시기적으로도 각종 민생 문제가 해결이 시급한 국정 현안으로 대두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나 민주당 역시 민생이 "대화의 시작이자 마지막이 돼야 한다"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13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공방은 자제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실용주의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평소 인식"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민생현안 중심의 허심탄회한 논의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 청와대가 좀 더 진전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민감한 정치 이슈는 과감히 의제에서 빼겠다는 입장이다. 사법개혁과 남북관계는 회담 제안 단계에서 거론되다 곧바로 배제됐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생 문제라고 해도 현안마다 여야 간의 입장차가 커 회담 전 합의의 밑그림을 그리는 사전 의제조율 과정에서 팽팽한 샅바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양측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는 점에서 구체적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한 정치 평론가는 "청와대는 이번 회담을 임기말 국정 장악력을 끌어올릴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인데 반해 손 대표에겐 야권의 명실상부한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생산적인 회담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당장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내년부터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은 재정 확보 등 현실적 이유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이 민생 문제로 간주하는 한미 FTA에 대해 청와대는 야당의 `재재협상' 요구를 정치공세로 여기면서 오히려 국회 비준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민주당의 상한제 주장에 대해서도 여권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밖에 저축은행 사태 및 가계부채 해결방안을 놓고 민주당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가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내달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를 비롯한 노사 문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