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8월 임시국회 처리 여부를 놓고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조속히 비준안을 상임위에 상정ㆍ심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미 의회의 입장을 좇아가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미 FTA 여야정협의체 제2차 회의'에서 남경필(한나라당) 외통위원장은 "미국 의회가 축조심사를 끝내고 자체 표결을 마친 만큼 미국 상황에 맞춰 구체적 내용을 진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비준안이 지난 2월 제출됐지만 아직 상정조차 못해 `아이를 낳아서 학교 갈 나이까지 됐는데, 출생신고도 못 하는 형국'"이라며 민주당측에 상정 동의를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이익균형이 깨진 한미 FTA를 미 의회가 처리하니까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8월 중 비준 처리를 한다는 것은 여야 합의정신 위배"라고 반박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상ㆍ하원의 비공식 축조심사는 큰 진전"이라며 "하원에서는 위원장이 미 행정부가 FTA 법안과 실직노동자 지원제도인 무역조정지원(TAA) 법안을 따로 제출하면 동시에 처리한다고까지 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미 행정부는 한미 FTA 이행법안을 7월 셋째주에 의회에 공식 제출하고 8월 휴회 전에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FTA 이행법안이 8월 휴회 전 처리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미 의회 안에 있는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공개 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에 별도로 요청할 것이 있으면 요청하겠다. 투트랙으로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김동철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여야 대화 속에 한미 정부간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전문직 비자 확대 등에 대해 전향적 답변을 듣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이 구성한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공동기획단'은 이날 2차 회의를 열어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을 간사로 선임하고 관련 연구를 위한 정책위원회를 꾸렸다.

   기획단은 한미 FTA 독소조항 철폐를 위한 재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여야정 협의체에 이런 정신을 충분히 반영토록 한다고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