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책 공조를 고리로 서서히 야권 통합이나 선거연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이 제안한대로 정당을 합치는 형태의 연합정당 통합에 대해 다른 야당이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창조한국당 공성경,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5당 대표는 3일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이 회동은 한진중공업 문제 협력방안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협의하는 것이 일차 목적이지만 오랜 만에 야당 대표들이 한 테이블에 앉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민주노동당이 지난달 29일 제안한 야당 정책협의회 구성도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다른 야당들이 모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통합 논의를 위한 야4당 연석회의 제안에 대한 화답이 민노당의 정책협의회 구성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진보신당 관계자도 "정책협의회는 오래 전부터 우리가 제안했던 것"이라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권이 정책 연합이나 연대를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이 내주중 구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야당들이 한 자리에 모이더라도 연대의 방식이나 범위에 대한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당대당 통합 방식의 연합정당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다른 야당들은 민주당이 합당이 아니라 정책공조를 통한 선거연대의 대상이라고 분명한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이른바 진보진영의 `소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소통합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민주당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민주당은 정책연대를 넘어 통합 방안까지 협의하는 자리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다른 야당들로부터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솔직히 야3당의 소통합 문제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우리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책 공조도 통합 논의의 단초가 될 수 있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