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사업 철수 결정을 이끌어낸 `MRO 논쟁'의 중심에는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있다.

   용어조차 생소한 `MRO'를 정치권에 화두로 던진 게 정 의원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5월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문구사업까지 싹쓸이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MRO 시장독식 현황을 공개한 뒤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6월7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를 거론했고, 곧이어 대기업의 무분별한 MRO 시장 진출로부터 중소 MRO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는 자신이 소속한 국회 지식경제위 차원에서 전경련 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청문회 개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정치권과 재계의 격한 논쟁을 가져오며 MRO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한나라당은 중소기업조합이 주도하는 MRO 업체 육성 방안을 추진키로 했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내는 것을 내부 거래라고 해서 과세하지 않았던 것은 문제"라며 과세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삼성은 삼성전자 등 9개 계열사가 보유한 MRO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IMK) 지분 58.7%를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정 의원은 집권여당의 `중소기업 정책 브레인'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농림ㆍ지식경제ㆍ국토해양 분야 정진섭 정책위부의장이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부의장직에서 하차, 후임으로 그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