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면세유의 부정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농업용 난방기를 사용하는 농가에 면세유 계측기 부착을 의무화해 영세 농가의 원성을 사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출고되는 신규 농업용 난방기에 계측기 달기를 의무화한 데 이어 올해 7월부터는 이미 사용하던 중고 난방기에도 계측기를 달도록 대상을 확대했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우선 올해부터 연간 8만ℓ 이상의 면세유를 사용하는 농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연간 4만~8만ℓ 사용 농가, 2014년에는 1만~4만ℓ농가에 계측기 부착 비용을 일부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지원 규모는 난방기당 40만원(국비 30%, 지방비 30%, 융자 20%, 자부담 20%)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면세유 사용농가는 95만가구이며, 이 가운데 절대다수인 90만 가구는 연간 1만ℓ 미만을 사용하는 영세 농가다.

   영세농가는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정부는 농어업용 면세유 혜택 일몰제 시한을 내년까지로 잡고 있다.

   따라서 1~2년 동안 사용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계측기를 추가로 달아야 하는 영세 농민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상당수 농민의 경우 중고 난방기를 여러 대 확보하고 있어 한꺼번에 설치할 때는 부담이 크다.

   한나라당 조해진(경남 밀양ㆍ창녕) 의원은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분담비율에 따라 300억원의 지방비를 부담해야 하며 농민 부담금은 전국적으로 610억원에 달한다"며 "정부의 지원대상이 영세한 농가는 제외하고 대규모 면세유 사용농가에 한정된 것도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소량 사용농가에 대한 계측기 부착 의무를 해제하고 영세 농민 보호를 위해 2012년으로 돼 있는 면세유 혜택 시한을 5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