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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할머니들 일생의 한 풀어줘야"… 노다 "이미 끝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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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29  20: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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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은 ‘일본군 위안부 회담’ 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한 시간은 무려 40분이었다. 회담이 시작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선공을 취했다. 돌아온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답변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것. 더욱이 17일 정상만찬에 앞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독도(일본명 다케시마·竹島)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일 간 극명한 인식차를 재확인하는 장이 됐다. 한·일 관계의 경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의 위안부 설전

이날 교토(京都)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나선 때문이다.

“지금 생존해 계시는 군대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의 평균(연세)이 86세다. 올해도 열여섯 분이 돌아가셨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일생에 한을 갖고 살던 (생존) 할머니 예순세 분이 모두 돌아가시면 본인들의 목소리는 이제 없어진다. 그러면 양국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큰 부담이 남게 된다. 그때 가서는 해결할 길도 없다. 지금 해결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작심한 듯 노다 총리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노다 총리가 양국 협력,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발언을 했지만 이 대통령은 시종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오사카(大阪)민단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본은 영원히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압박에도 노다 총리가 일본 정부 차원의 배상 책임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완전히 마무리됐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함에 따라 양국 정상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걸었다. 오히려 노다 총리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14일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서울 중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평화비에 대해 적반하장식 철거를 요구했다. 노다 총리는 정상회담 후 일본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법적 입장은 이미 결정돼 있다.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끝난 것’이라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전후 나온 ‘독도 영유권 주장’ 파문

노다 총리는 겐바 외상이 우리 정부 측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대목도 공개했다.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쟁점화하자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해 독도 문제를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노다 총리는 “한국 국회의원들의 다케시마(竹島·독도) 방문, 대형 부두 겸용 방파제 건설 등과 관련해 겐바 외상이 17일 다케시마는 우리의 고유한 영토라고 한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얘기해도 일일이 대꾸하지 않는다”며 “일본은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안부·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외교적 대립이 계속되면 한·일 FTA 논의는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 정부 간 고위급 접촉 등 인사교류와 북핵 6자회담 문제와 같은 안보 협력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위안부 충돌… 한·일 외교 암운

일본은 당혹해하고 있다. 전날 이 대통령의 오사카 민단 발언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일본 언론은 일본 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내용 발언일 뿐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입장을 고려해 발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정상회담의 상황이 돌변하면서 일본 매체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국내용 발언으로 평가절하했다. 요미우리, 산케이 등 보수 성향의 신문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고 한·미 FTA 국회비준을 강행 처리하면서 이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가 현저해졌다”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일본에 우호적 자세를 취하기 어려운 국내 사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HK방송은 “양국 정상이 모두 국내 정권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 발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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