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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北신년공동사설과 향후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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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02  1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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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2012년 북한의 내외정책과 향후 남북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신년공동사설이 새해 첫날인 1일 발표됐다. 노동신문 등 3대 기관지에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이자'는 제목으로 실린 공동사설은 대립상태의 남북관계가 살얼음판으로 더 냉각될 수도 있음을 시사해 우려스럽다. 이날 사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이 끝난 뒤인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발표된 대남성명, 31일에 나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들 비난성명은 '역적패당' '영원히 상종않겠다' '복수의 불바다'와 같은 거친 표현을 주저 없이 쏟아내 험난한 남북관계를 예고한 바 있다. 주한미군철수를 5년 만에 다시 주장한 것은 남남갈등과 한미공조의 균열을 노리는 것으로 일단 해석된다.

  
공동사설은 무엇보다 새 권력자에 대한 '유일적 영도체제'와 충성을 역설함으로써 내부결속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남강경자세는 이런 충성심을 극대화하는 방편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며, 역으로 체제안정을 바탕삼아 대남공세에 나서려는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계산된 중층전략이다. 사설은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는 선군 조선의 승리와 영광의 기치"라며 "전당, 전군, 전민이 김정은 동지를 결사 옹위하며 위대한 당을 따라 영원히 한길을 가려는 투철한 신념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군대에서는 혁명무력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군체계를 철저히 세우기 위한 당 정치사업을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노동당에는 "틀어쥐고 나가야 할 사업은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튼튼히 세우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권력승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차단하며 체제안정을 도모하려는 절박함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공동사설 내용 가운데 특히 주목하게 하는 것은 예상을 넘는 대남강경기조다. 이는 경색국면을 면치 못해온 남북관계가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정상궤도에 진입하길 바라는 여망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안타깝다. 사설은 "민족의 대국상을 외면하고 조의 표시를 각방으로 방해해 나선 남조선 역적 패당의 반인륜적, 반민족적 행위는 분노와 규탄을 불러일으켰다"며 "남조선에서 집권세력은 인민들의 준엄한 심판대상이 되고 있다"고 직설화법으로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비난이 자극적 용어로 행해져온 전례를 감안하더라도 이번의 격한 어조를 예사로이 넘기기엔 기류가 심상찮은 건 분명하다. 특히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조문 제한조치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고 한 대목에서 '영원히'라는 단어까지 넣어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이명박 정부와는 더이상 대화나 접촉이 없을 거라고 못박았다. 이는 '조문갈등' 여파로 김일성 주석 사후 1년 가까이 관계가 냉각됐던 18년 전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남북이 잘못 대처할 경우 자칫 험악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의 강경발언은 한반도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마땅히 자제돼야 한다. 체제결속과 같은 대내효과를 꾀하려는 의도도 있겠으나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결빙 상태의 남북관계가 해빙으로 진전되기는커녕 파국을 맞을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 4년여 동안 남북은 대화와 협력의 자세를 버리고 갈등과 대결로 돌아서 소모전을 거듭해왔다. 그 와중에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하기를 바라는 시점에서 북한이 좀 더 성숙하고 열린 자세로 전환해주길 기대한다. 우리 정부 역시 냉정과 자제를 잃지 말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등 굵직한 일정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해 2일에 발표될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특별연설에 대북정책기조를 밝히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예민해진 상황에서 관계를 발전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남북이 상호 지혜를 모아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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