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반론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자국 어민들의 목소리만이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여론몰이에 나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구시보와 이 신문의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지난 1일부터 사흘 연속 한국 해경이 자국 어민들에게 무자비하고 일방적인 폭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환구망은 어민들의 말을 인용해 저장성 선적 어선 저타이(浙台)32066호가 1월 17일 오후 3시께 제주도 남쪽의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갑자기 해경의 '기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저타이호 선장은 왕(王)모 씨는 "다른 선원들이 모두 잠을 자고 있고 조타실에 혼자 있었는데 경고 없이 갑자기 배에 오른 해경들이 폭행해 혼절했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해경이 총까지 사용하면서 어민들을 일방적으로 폭행해 모두 3명의 어민이 실신하는 등 크게 부상했다고 전했다.

또한 환구시보는 저타이호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어업 허가증까지 갖고 있었다면서 '불법 조업' 혐의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 대사관은 환구시보의 보도를 강하게 반박했다.

한국 대사관이 3일 환구시보를 비롯한 중국 언론 매체에 배포한 해명 자료에 따르면 저타이호는 그물 운반선으로 어업허가증을 받았지만 나포 당시에는 허가증을 부착하거나 소지하지 않고 있었다.

불법 조업을 의심한 해경 3002함이 3차례 정선을 명령했으나 응하지 않자 해경 대원들이 소형 단정을 타고 접근을 시도했으나 도주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대원들이 승선한 뒤에도 중국 선장과 선원들은 해경의 정선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선원들이 물리적으로 저항하면서 해경은 강제 진압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선원 3명과 해경 대원 2명이 각각 부상했다.

주중 대사관 측은 해경 대원이 총기를 발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고 목적으로 단속 수칙에 근거해 선원들을 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포 후 조사 결과 그물 운반선인 저타이호에는 다른 중국 어선들이 잡은 5천㎏의 꽁치가 실려 있었다. 배타적경제수역법에 따르면 그물 운반선으로 허가를 받은 어선이 한국의 EEZ에서 물고기를 싣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이에 따라 해경은 중국 선주로부터 8천만원의 담보금을 송금받고 나서 1월 25일 저타이호를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이처럼 주장이 엇갈리는데도 환구시보는 한국 측 주장을 '억지 주장'으로 일축하면서 '도둑(한국 해경)이 도둑(중국 어민)을 잡으려고 고함을 친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대거 써가면서 반한 감정을 부채질했다.

사정을 자세히 알 길이 없는 중국 네티즌들은 환구시보의 보도 내용에 자극받아 한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 대사관이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면서 환구시보를 제외한 다른 중국의 주류 언론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환구시보는 공산당 기관지를 발행하는 인민일보사의 자회사다.

이 신문은 인민일보사의 후광을 업고 '관영 매체'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상업화된 강경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한국 해경이 주권을 제대로 집행한 사안"이라며 "해당 어민들이 정선 명령을 거부하고 해경에 저항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안소영 기자 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