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와 뉴스Y는 최근 국내 51개 대북지원단체 협의체인 북민협의 신임회장에 취임한 인 회장을 만나 지난 4년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인 신임 회장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고집과 독선"이라고 단언하며, 정부가 북한을 잘 몰라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등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또 한국과 미국이 오는 27일부터 2주간 실시하는 '키 리졸브' 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북한이 대남접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충남 당진 출신인 인 신임 회장은 갈릴리교회 담임목사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 자문 통일고문회의 고문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공동대표, 사회적기업활성화포럼 공동대표 등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한나라당의 정강정책 변화에 대해 그는 한나라당의 뿌리인 민정당의 노태우 정부 시기에 남북 기본합의서가 만들어진 것을 언급하며 보수정당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 회장과 일문일답.

--북민협 신임 회장에 취임한 소감은.

▲어려운 자리를 맡았다.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경색돼 있고, 대북지원단체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책임있는 자리에 앉게 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 우리 단체와 접촉하는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의 입장에 변화가 있나.

▲김 위원장 사망 전에는 북측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접촉에 나왔다. 그런데 김 위원장 사후에는 북측에서 아직까지 답이 없다.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말라리아 방역 지원을 위한 접촉을 요청했는데 대답이 없다.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3월 중순까지는 북측에서 (대남) 접촉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대북 유연성을 강조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최근 통일부는 일부 단체에만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지적이 있다.

▲류 장관이 남북간 대화를 주장하고 남북관계 복원을 말하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기대를 너무 크게 했는지 실망이 매우 크다. 정부에서 대북지원을 허용해주는 단체가 어딘지 모르겠다. 전임인 현인택 장관 시절보다 좋아졌다고 할만한 것이 없다.

--북민협 신임 회장으로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둘 계획인가.

▲과거 북민협은 효과적인 대북지원을 위해 통일부와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했지만 현 정부 들어 만남 자체가 없어졌다. 단체들이 만나자고 해도 정부에서 만나주지 않는다. 이것은 북민협과 민간단체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서 북민협 신임 회장으로서 정부와 깊이 얘기해보려고 한다. 대북지원을 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부가 단체에 설명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현 정부는 북한이 변하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여러 측면에서 북한보다 우위에 있는 우리가 먼저 뭔가 해줄테니 북한도 변하라고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김 위원장 사망에 민간조문이라도 허용했다면 남북관계는 달라졌을 것이다. 현 정부는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하면 북한이 굴복할 줄 알았는데, 이것은 북한을 모르는 것이다. 정부가 너무 아마추어적이고 전문적이지 못했으며 정보도 부족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고집이고 독선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얼마전에 정강정책을 바꿨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 유연한 쪽으로 방향을 잡아 정체성을 버린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보수정당이다. 그런데 보수정당이라고 대북정책이 강경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새누리당의 전신이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정당인데 노태우 정부 때 남북 간에 중요한 합의서인 기본합의서를 만들었다. 보수정당이 북한에 대해 대결적인 정책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보수정당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고 남북관계가 잘되기를 바란다. 새누리당은 정강정책을 잘 살려서 정치를 하면 좋겠다.

--정권 말기를 맞아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변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이렇게 끝나서는 안된다. 정부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계속 얘기하지만 하루아침에 되겠나. 정부보다 자유로운 민간이 북측과 만나서 쌀만 주고 평화롭게 살자는 얘기는 안하겠나. 민간이 좋은 분위기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지혜가 필요하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