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 출신 마누엘 카르바요(Manuel CARBALLO) 감독의 '리턴'의 한장명 / BIFF (사진제공)

우리가 밤을 새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들이 오늘밤을 새야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BIFF의 미드나잇패션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 얀스 욘손 (Jens JONSSON) 감독의 라이프 딜럭스의 한장면 / BIFF (사진제공)

올해 미드나잇 패션에 상영 될 작품은 총9개국 12편이다. 장르영화의 강국답게 미국과 스페인 작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지만 스웨덴, 태국 등 아시아를 비롯한 여러지역의 우수한 상업영화들이 엄선 되었다고 자부하고 싶다. 
 
 올해 한가지 특이 사항은 미드나잇패션 최초로 신작이 아닌 클래식이 상영된다는 것이다. 좀비영화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1978년작 <새벽의 저주>가 제작자 리처드 루빈스타인에 의해 드디어 3D로 재탄생 되어 전 세계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 된다. 그 밖에도 스릴러, 호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상업영화들이 심야 관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미드나잇패션의 심야상영은 첫 번째 금요일, 토요일, 그리고 올해 다시 공휴일로 지정 된 한글날 전날인 화요일, 그리고 마지막 금요일에 상영할 예정이다.영화제 관계자는 "밤을 세워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되는 심야상영을 보셔야 하는 관객들에게 다음날 조금이라도 덜 부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날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사실 숙소구하기보다 미드나잇패션 티켓 구하는게 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 김재우 기자

'미드나잇 패션' 상영작 12편

미결처리자 / The Keeper of Lost Causes 2013/Denmark 100min	강력계 형사인 칼은 범인과의 총격 사건으로 두 명의 파트너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의기소침해 있던 그에게 미결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정리하는 새로운 직책이 주어진다.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구성과 치밀한 연출력으로 심리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는 [미결처리자]는 스칸디나비아 장르영화에 익숙하지 못한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 할 것이다.
엔드 오브 디 어스 / Afflictd 2013\Canada/United States 86min	대학 동기이자 절친인 클리프와 데릭은 유럽 순회 여행을 떠난다. 어느 날 광란의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묘령의 여인과 하룻밤을 보낸다.다음 날 아침, 얼굴에 가득 상처를 입은 채 깨어난 데릭, 묘령의 여은 온데간데 없고 어젯밤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엔드 오브 디 어스]는 실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좀 더 색다른 뱀파이어를 즐기고 싶은 관객들에게 적격인 작품.
흉폭 / Savaged 2013 United States 95min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조이, 멀리 떨어져 있는 애인을 만나러 차를 몰고 먼 여행길을 떠난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경찰까지 연루된 갱들에게 납치되어 처참하게 집단 강간과 폭행을 당한 후 사막에 버려진다. [흉폭]은 모두 가 다 좋아할 작품은 분명히 아니다. 정통 슬래셔를 보고 싶어 하시는 분이라면 이 보다 더 훌륭한 작품은 없을 것 같다. [흉폭]은 올해 미드나잇 패션 선정작 중 가장 잔인한 작품.
마지막 여름 / LastSummer International Premiere 2013Thailand 93min	새롭게 떠오르는 신인 여배우, 조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고 싶다’는 글을 올린다. 그녀의 남자친구인 싱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에 있는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사고로 여배우가 죽게 되고 겁이 난 친구들은 그녀의 시체를 아무도 몰래 버리기로 한다. [마지막 여름]은 좀 특이한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다. 세명의 다른 감독이 한 스토리 안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연출을 했다는 점이다. 이런 연출 시도는 관객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흉악-어느 사형수의 고발 / The Devil's Path 2013 Japan 128min	사형수 수도 준지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세 건의 살인을 털어놓으며 그에게 취재를 부탁한다. 수도가 여죄를 고백한 이유는 '선생'이라 불리는 자신의 보스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었다. 영화는 사형수의 진술에 따른 후지의 취재 과정을 따르다가 어느 새 과거로 돌아가 수도 일당의 범죄행각을 낱낱이 재현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강간, 고문, 토막살인, 생매장, 방화 등 그들이 저지른 온갖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 후, 영화가 다시 한번 방향을 틀면 거기엔 생의 아이러니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라이시 카즈야의 두 번째 영화 [흉악 - 어느 사형수의 고발]는 실제 범죄보다 더 무서운 징후를 배면에 깔아두었다.
조지 로메로의 새벽의 저주 3D / Dawn of the Dead 3-D World Premiere 2013UnitedStates /Korea,South 127min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면서 인류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무렵, 필라델피아 경찰들을 비롯해 몇몇의 생존자들이 방송용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한다. 하지만 연료의 부족으로 곧 한 쇼핑몰 옥상에 불시착하게 된다.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1978년작인 [새벽의 저주]가 한국의 기술과 결합하여 드디어 3D로 복원 되었다. 더군다나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던 리처드 루빈스타인에 의해 그 당시 극장 개봉 버전으로 복원 되었다고 하니 그 기대는 더욱 더 크다.
라이프 딜럭스 / LifeDeluxe International Premiere 2013Sweden 127min	JW는 몇 년 전에 사라진 자신의 여동생 카밀라를 찾던 중 그녀가 범죄 조직단과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요르기는 마지막으로 큰 한탕을 노리고 스웨덴 역사상 가장 큰 은행털이를 계획하던 중 뜻하지 않게 옛 연인 나디아를 만나게 되고 경찰인 마틴은 악명 높은 세르비아계 마피아 조직의 두목 라도반을 체포하기 위해 그들의 조직으로 잠입한다. 옌스 래피더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스웨덴의 범죄 스릴러 시리즈 '이지 머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마지막 운명을 보여준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준비된 연출과 살아있는 캐릭터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이 왜 이 시리즈가 상업적으로 성공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리턴 / The Returned 2013 Spain 98min	케이트와 알렉스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부부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남편 알렉스가 좀비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것. 곧 정부에서는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격리 시키겠다는 발표를 하게 되고 좀비로 변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시약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까지 돌게 되는데..[리턴]은 기존 좀비 영화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좀비 특유의 잔인함 보다는 현실성을 부각시켜 오히려 긴장감을 증폭 시키고 거기에 슬프고 애뜻한 부부애까지 가미해 어떻게 보면 호러 장르라기 보단 드라마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피막 / Pee Mak 2013Thailand 114min	태국의 전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유머러스한 호러-로맨스로 태국영화의 모든 흥행기록을 갱신하였다. 막은 임신중인 아내 낙을 두고 전쟁터의 군인으로 징집된다. 전쟁이 끝나고 전우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막은 아름다운 아내와 조우한다. 하지만 마을에는 낙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는 소문이 돌고 그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은 하나씩 죽게 된다. 막의 친구들 역시 점차 낙이 귀신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하고 조심스럽게 막에게 주의를 주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예기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피막]은 호러코메디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높은 기술적 완성도 그리고 유머러스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조연들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공포영화이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편하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랜드 피아노 / GRAND PIANO International Premiere 2013Spain/ United States 90min	동시대 최고의 피아노 연주가인 톰은 무대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한 동안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기피하던 그가 5년만에 다시 시카고에서 연주회를 갖게 된다. 유명 배우인 그의 아내까지 연주회에 참석해 남편을 격려 해주지만 밀려오는 무대 공포증을 떨쳐 낼 수 없다. 그러던 중 조용히 혼자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마음을 추스리던 톰에게 공연 중 작은 실수를 하거나 자기가 원하는대로 연주 하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는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전달 된다.[그랜드 피아노]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펼쳐지는 스릴러이다. 톰에게 협박성 메시지가 전달 된 순간부터 톰과 저격수가 펼치는 심리 대결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치명적 믿음 / Nothing Bad Can Happen 2013Germany/ 110min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종교 그룹의 열혈 맹신자인 토레는 우연히 만난 베노의 차를 고쳐 주면서 친해지기 시작한다. 집도 없이 떠돌던 토레는 베노가 자기 집 앞마당에 마련해준 텐트에서 지내게 된다. 토레가 베노의 가족들과도 친해질 무렵, 베노는 토레의 종교적 신념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고 그의 믿음을 실험 하기 위한 잔인한 게임을 시작 하는데…실화를 바탕으로 한 [치명적 믿음]이 올해 칸느에서 처음 상영 했을 때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지만 연출, 연기, 스토리 등 모든 면에서 이작품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다.
애프터파티 Afterparty 2013 Spain 79min	TV 스타이자 틴 아이돌인 카를로스는 술과 마약을 즐기는 파티광이자 여자들과의 하룻밤을 위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바람둥이다. 어느 날, 평소처럼 초대 된 파티에서 광란의 밤을 보낸 카를로스는 아침에 자기도 모르는 집에서 깨어난다. 집의 모든 문은 안으로 굳게 잠겨 있고 핸드폰도 불통인 상태에서 파티에서 만났던 여자 3명과 갇혀버린 카를로스는 그 집에서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하지만 한 사람씩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애프터파티]는 내용 자체보다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편집, 간간히 터져 나오는 유머, 관객들의 잠을 달아나게 해줄 장면 등 심야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줄 다른 요소들들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