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정대협)=박차순 할머니

2014년 8월 22일 부터 26일, 중국에 거주하고 계시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3분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마리몬드가 함께 방문했다.

▲ 자료사진(정대협)=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른 아침부터 하상숙 할머니의 집을 다시 찾았다.
할머니와 함께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지요.
그분은 바로 곱고 정 많은 소녀, 박차순 할머니.

박차순 할머니는 오랜 세월 동안 고향을 잊어버렸지만, 어릴 적 살았던 외할머니의 집이 전라북도 전주라는 것은 기억한다. 할머니의 아버지는 돈을 벌러 일본으로 가셨다가 소식이 끊기고 이후 재가한 어머니는 새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자 자살을 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동생들과도 뿔뿔이 흩어졌고, 홀로 남은 할머니께선 이곳저곳 유랑생활을 하시다중국 위안소로 가셨다. 얼굴이 예뻤던 할머니를 찾아오는 군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주 고통스러운 위안소 생활을 하셨던 할머니는 일본군이 패전하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위안소에서 도망쳐 나왔다. 위안부 생활은 아주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하셔서 고향으로 돌아오시지 못하시고, 중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셔서 2살배기 아이를 입양해 함께 살았다. 지금은 딸의 가족들과 함께 살고 계신다.

박차순 할머니 집은 우한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효감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있어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중국의 크기에 비하면 3시간 거리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지만 연로한 할머니들께서 혼자 찾아가시기엔 무리가 있어, 두 분은 몇 년간 서로 만나지 못하고 계셨다. 저희가 박차순 할머니를 뵈러 가는 길에 함께 하시기로 한 하상숙 할머니는 오랜만에 언니를 뵐 생각에 아주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준비하셨다.

할머니는 저희를 보자마자 손을 잡아 이끌며 집으로 데려가셨다.

박차순 할머니께선 한국말을 모두 잊으셨고 중국 사투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할머니께선 한국어는 다 잊어버리셨을지언정 노래 가사는 아주 정확하게 기억했다.
할머니께선 우리에게 두만강 노래를 구성지게 불러주셨다. 할머니의 노래에 맞춰 하상숙 할머니도 함께 노래를 부르셨는데,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훔치셨다.

할머니는 중국으로 끌려오신 이후로 단 한 번도 한국에 가보지 못하셨다.
아버지랑은 어릴 적부터 연락 두절에, 어머니도 시집을 가신 뒤로는 유랑생활을 하셨기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하여도 가족이 없으신 할머니. 그래도 하상숙 할머니께서 “같이 한국 가자!”고 소리치시니 아주 좋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