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여성가족부e-역사관)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23주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1160차)에서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일본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수요집회는 일본의 공식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채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국가 정책에 따른 범죄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

광복 70주년이자 한일수교·한일협정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정오에 변함없이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8일로 꼭 23주년을 맞는다.

'23돌'을 하루 앞둔 7일 정오. 1천160차 집회가 열린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약 150명(경찰추산)의 시민들이 굳게 닫힌 일본대사관을 향해 한목소리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 (자료=여성가족부e-역사관)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23주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1160차)에서 한 참가자가 1회 수요집회 사진을 들고 서 있다.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수요집회는 일본의 공식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23'이라는 큰 숫자와 함께 '반성없이 평화없다', '진실은 기억된다', 'You Must Admit Your Guilt'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 23년간의 집회 현장 사진을 함성과 함께 세차게 흔들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는 "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일협정·한일수교 50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라며 "하지만 할머니들에게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상임대표는 "일본은 오늘도 할머니들이 추위 속에 외치는 절규를 묵살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수교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양국은 진정한 수교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라고 비판했다.

정대협 측은 한일 수교 50주년과 관련, "올바른 과거 청산이 진정한 우호 협력의 첫걸음"이라며 "일본이 평화헌법 개악이나 위안부 범죄 부정 등 갈등조장과 평화위협을 중단하지 않는 한 한일 간에 진정한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첫 집회에 참석했던 새정치연합 이미경 의원도 자리해 "집회를 시작하고 23년이 흘렀지만 일본은 사죄와 배상을 위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잘못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교육하고 어떻게 역사를 바로세울지를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며 "무명의 시민들의 참여가 23년간 끈질기게 이어져 이제는 전세계에 모범적인 평화 인권 시위로 자리했다"고 덧붙였다.

▲ (자료=여성가족부e-역사관)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23주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1160차)에서 소녀상 옆에 23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가 놓여 있다.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수요집회는 일본의 공식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장 집회로 자리매김한 수요집회는 지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시작돼 이날까지 1천160번 열렸다. 23년째 일본에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상처와 외부 시선을 의식해 쉽사리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1992년 2월 26일 7차 집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함께 자리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천번째 집회가 열린 2011년 12월 14일에는 일본대사관 맞은편 인도에 위안부 피해 소녀를 형상화한 높이 약 130㎝의 평화비가 세워졌고, 인근 도로에 '평화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정대협과 위안부 할머니들은 2013년부터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수요집회를 열어 직접 국제사회에 피해를 증언하고 문제 해결의 당위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한 명, 두 명 세상을 떠나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55명(국내 50명·해외 5명)만이 생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