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대결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경선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전세를 보이고 있다. '대세론'을 앞세워 당권을 잡으려던 문재인 후보는 선거 막판 박지원 후보의 맹공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를 모두 마치고 이번 주 각자 전략지역 공략에 나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 순) 후보는 각 캠프별로 판세를 점검하며 막바지 전략짜기에 부심 중이다.

이중 사실상 당 대표 맞대결에 돌입한 문재인·박지원 후보는 모두 "승기를 잡았다"며 상대방 예봉 꺾기에 나선 상태다.

문 후보 측은 대의원에서 7%P 안팎 우세, 권리당원에서 박빙 우세,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15%P 전후로 앞서고 있다는 자체 판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 박지원 후보의 공세 강화로 박 후보 지지층들이 결집하고 있어 격차가 한 자릿수까지 좁혀질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우리가 '대세론'을 내세운 것은 맞지만 그것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의 대세론일 뿐이고 처음부터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선 크게 밀렸었다"며 "대의원 표를 크게 뒤집으면서 분위기를 역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측 판세 분석은 정반대다.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은 맞지만 대의원에서 7~8%P, 권리당원에서 15%P 가량 앞서 전체적으로 20%P 리드를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여론에서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호소력'을 발휘했다고 보고 있다.

박 후보 측에서는 "중앙당 내에서 우리 편이 하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당원들 지지로 역전을 이룬 것"이라며 "친노 패권에 대한 견제 심리가 여전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두 후보의 예측이 '과시용'이고 실제로는 상당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위기가 다수다.

대의원인 한 당직자는 "대선주자인 문 후보를 상처입혀서는 안된다는 얘기도 많고, 박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상당하다"며 "누가 앞서고 있다고 딱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캠프 내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상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보니 사소한 변수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 측은 3일 시작된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전화가 도중에 끊기는 등 오류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후보 이름을 다 듣지 않고 후보 번호를 누를 경우 전화가 그냥 끊어진다는 등의 오류 신고가 각 후보 캠프 측에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당 선관위는 "순간적으로 통화량이 몰려서 생기는 문제"라며 접수된 신고를 모아 투표 전화 재송신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각 후보 측은 미덥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이미 당 선관위가 경선 룰 문제로 신뢰를 크게 잃은 상태에서 예상 가능한 범위의 실무적 작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투표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 측에서도 "기술적 문제라고 해서 보완을 요청하긴 했는데 이런 경우가 많아지면 아무래도 어느 쪽이든 손해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 감정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여론조사 응답률 관련 시행세칙 변경 논란도 두 후보의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만약 박 후보 측 주장대로 '지지후보 없음'을 투표 결과에 반영할 경우, 통상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한 유권자가 30~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는 문 후보가 5%P 가량 표를 잃게 된다고 양측은 분석하고 있다.

사실상 한자릿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보니 어느 쪽도 섣불리 양보할 수 없는 것. 때문에 투표 결과 문 후보의 승리 격차가 크지 않으면 박 후보를 중심으로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 김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