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굳은표정을 짓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9일 인사청문회에서는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직 국회의원인 유기준·유일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이 되더라도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면 내년 1월 경에는 장관직을 사퇴해야 돼 10개월 시한부 장관 논란이 일어왔다.

이와 관련해 두 후보자는 이날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와 관련해 즉답을 피해가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사실상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지를 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기준 후보자는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 권한에 속하는 것"이라며 "산적한 해수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그에 대해 지금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유 후보자는 또 "정치 일정에 대해서는 지금 확실하게 말씀드리는게 제 의지대로 되지도 않는다"며 "주어진 시간에서 최선을 다해 해수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내정 당시 총선 출마 여부를 고민해보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해수부에 산적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다"고 비껴갔다.

유일호 후보자의 답변도 유기준 후보자와 거의 비슷했다. 유 후보자는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은 고민했으나 그것이 참 어려운 문제다"라며 "하루라도 막중한 국사를 맡는 책임감으로 일하겠다"고 답했다.

"총선에 출마한다면 현안 숙지시간을 포함한다면 실제로 일할 시간은 8개월 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출마한다면 시간이 많지 않다는 말씀에 동의한다"며 "짧은 기간에도 기초를 만들어내는 것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두 후보자 모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유기준 후보자의 청문에 나선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후보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10개월 남짓으로 1년도 못한 채로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면 본인의 경력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해수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이어 "본인이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전혀 굽히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후보자의 청문에 임한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총선에 출마할 거면 자질 문제를 떠나서 후보자가 고사를 했어야 한다"며 "해결해야 할 현안이 너무나 많은데, 국민들을 위해서나 국가경제를 위해서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미경 의원은 "임기 10개월짜리 국토부 장관을 하게 되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게될 것이다.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든지 아니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