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구제역 확산을 둘러싸고 책임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이 구제역 확산 원인을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연결짓는 내용의 논평을 잇따라 내놓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선 것.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가 오는 7일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안을 논의키로 한데 대해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정치적 계산만을 위해 장외투쟁만 벌여온 탓에 이제야 상임위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은 가축법 통과를 미뤄 구제역 확산을 방치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는지 대답해야 한다"며 "말로만 축산농민을 위하면서 법 처리에는 관심이 없었던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형환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구제역이 확산되던 지난 연말 사람들을 몰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집회를 여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다"며 "또다시 전국 순회 장외투쟁을 하겠다고 하니 구제역을 옮기고 다니지는 않을까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대변인 논평에 대해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대정부 항의투쟁을 구제역 창궐의 원인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개그콘서트 소재가 될 수 있는 코믹한 일"이라며 "이러한 책임전가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만 하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 정부가 전 국토를 4대강으로 파헤치면서 4대강 사업 관련 차량들이 밤낮으로 전 국토를 헤집고 다닌 것이 구제역 창궐 동기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비꼬았다.

   전현희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구제역 확산이 민주당 장외집회 탓이라고 하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라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정부의 초동방역 실패에 있음에도 불구, 한나라당의 `네탓이오' 버릇이 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