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제·민생' 거듭 강조 野 압박…"野, 반민생행위 중단해야"

與, 학계·시민사회단체와 '국정화 저지 스크럼'…전선 확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발표로 국회 일정이 올스톱된 상황에서 여야는 4일 각자의 귀는 막은 채 제목소리만 내며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생 위기론'을 들어 국정화정국에서 빠르게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 반대 '장기전'을 대비하며 학계·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투쟁을 선포했다. 확전을 예고한 것이다.

특히 야당의 반대투쟁을 '반(反)민생행위' '정치선동'으로 규정한 여당의 공세에, 야당은 '독재'와 '반민주'로 맞불을 놓으며 상대를 자극했다.

문제는 양측의 이같은 격한 대결구도가 굳어지면서 '보이콧국회'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경제·민생 현안 및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물론 내년도 예산안 심사, 강호인 국토교통부·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줄줄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국정화 반대 기치를 내세워 원내·외투쟁 수위를 높이는 야당을 향해 "집필의 투명성을 담보하겠다"고 달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또한 △노동·교육·금융·공공개혁을 본궤도에 올리고 △경제활성화 및 민생법안 처리 △ 한중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국회 본연의 임무를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4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은 제발 국회로 돌아와주길 바란다. 무단결근이 계속되면 고용주인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원유철 원내대표는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국회에 쌓아두는 장식품이 아니다"라고 공세했다.

한켠에선 교과서 집필과정에서의 '정치권 불간섭 원칙'을 강조하며 자유로운 집필 환경을 보장해 국민이 집필의 전과정을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9개월째 감소추세인 수출 효과를 걱정했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처리로 유도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저지 투쟁 수위를 낮추지 않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되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저지 연대'를 꾸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국정화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고 판단해 내년 총선까지 국정화 문제를 끌고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교과서는 그 자체가 독재이고, 자유민주주의 부정이다. 우리 당은 모든 국민과 함께 역사교과서를 지키겠다"고 밝혔고, "다른 정당과 정파,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강력한 (국정화 반대) 연대의 틀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5일 '국정교과서 저지 네트워크'를 비롯한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다른 야당 등이 함께하는 공동투쟁기구(국민운동본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6일엔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문화제 형식의 국정화 규탄집회를 연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소속 여당 위원들은 여당 위원들의 예산안 심사를 촉구했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회의가 진행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여당 위원만으로의 '반쪽 심사' 강행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 김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