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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北 7·6제안은 남북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과 유사"
권정현 기자  |  bcyzt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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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4  04: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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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를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에 더해 김정은에도 결부시켜 주목"
"미국 김정은 제재 여파 가라앉은 후 살아남을지는 미지수"

북한이 지난 6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한 '정부 대변인 성명'은 북한이 한동안 암시해오기만 했던 '비핵화 대화용의'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로버트 칼린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 연구원이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들고나온 '비핵화' 대화 개념은 북한의 비핵화와 이를 조건으로 한 북미 평화협정 등을 다룬 6자회담에서 2005년 나온 9.19 공동성명이 아니라 지난 1992년 1월 발표된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유사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20년 이상 북한을 분석하고 북미협상에도 참여했던 그는 12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이 성명이 "중요한 새로운 정책을 알리는 데 사용되는" '정부 대변인 성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1992년 1월 14일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에서 임동원 남측 대표(오른쪽)와 최우진 북측 대표가 '비핵화 공동선언 문본'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칼린은 북한이 성명에서 비핵화 문제의 검토 용의를 밝힐 때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밝힌 데서 더 나아가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나아가는 우리 당과 군대, 인민의 드팀 없는 의지"라고 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연결한 것에도 주목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밝힌 가장 최근의 것인 2013년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 담화'에선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칼린은 북한이 이 성명에서 내놓은 5가지 '원칙적 요구'가 1992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상기시킨다며, 크게 보면 5개 요구사항 중 4가지는 미국이 이미 충족시켰거나 한때 원칙적으로 동의했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남조선에 끌어들여 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남한에 미국의 핵무기가 없고 북한도 그것을 알고 있으므로 "무대 장치를 하는 차원"의 주장이라고 칼린은 설명했다.

`남한 내 모든 핵무기와 그 기지 철폐 및 검증'이라는 요구의 경우 이미 1992년 미국이 대체로 받아들인 것으로, 남한 내 일부 기지를 북한 사찰단에 공개하는 방식이었다고 칼린은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제4항은 "남과 북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하여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들에 대하여 남북 핵 통제공동위원회가 규정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한다"고 돼 있다.

북한이 "수시로 전개하는 핵 타격 수단들을 다시는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하라는 요구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핵무기'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핵 타격 수단들'이라고 말해 운반수단까지 포함해 한발 더 나아간 요구로 보인다고 칼린은 풀이했다.

공동선언은 제1항에서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4번째로 요구한 북한에 대한 '핵사용 금지 확약'의 경우, 미국이 이미 1994년 제네바 합의에 이어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대해 '소극적 안전보장(핵보유국이 비핵국가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위협을 하지 않을 것을 보장)' 약속을 했다고 칼린은 상기시켰다.

9.19 공동선언의 관련 대목은 "미합중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돼 있다.

"남조선에서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여야 한다"는 북한의 5번째 요구 사항에 대해 칼린은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이라면 해당 사항이 없으며, 설사 "모든 미군"을 뜻한다고 할지라도 '철수' 대신 굳이 '철수를 선포'할 것을 요구한 것에 주목했다.

칼린은 북한의 7.6 제안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개인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가 가라앉은 후 되살아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어떤 새로운 근본적인 정책 입장을 내놓은 후 일시적으로 포기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도 나중에 살아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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