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탄핵 정국 보도한 환구시보 [환구망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인 것에 대해 중국 매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탄핵 정국의 향배에 따라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한·중 외교 관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8일 '한국이 대통령 탄핵의 막을 올린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순실 파문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려 국회의원들이 맹렬히 질의했으나 주요 증인들이 아무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면서 청문회와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연합뉴스 등을 인용해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청문회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고 "분석에 따르면 오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에 얼마나 많은 찬성표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현재 야당이 172석이라 탄핵 의결 정족수인 200석에 28석이 부족하지만 비박계 35명이 찬성표를 행사하면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랑(新浪·시나)도 "한국이 대통령 탄핵의 막을 올렸으며 최순실 등은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며 이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왕이망(網易網)은 '한국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관영 CCTV도 이날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청문회 내용과 더불어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 예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한국의 야당 국회의원들이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으며 자신들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아 한국의 복잡한 탄핵 정국을 자세히 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한국의 내정문제라며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가 원론적인 차원이긴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및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등 최근의 한국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오는 9일 표결 후에도 비슷한 견해를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내용의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자 "나는 이것이 한국의 내부사무(내정)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인들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잘 처리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런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중국에서는 최근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연예인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는 금한령(禁韓令) 소문이 급속히 퍼지는 등 한국의 복잡한 상황을 이용한 압박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실제 일부 유명 한류 스타의 광고 출연이 금지된 상태며 롯데그룹 등이 중국에서 전방위 수사를 받는 등 사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사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