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케나, 감시탑(강원도 월천), 스터디10, 2006 ⓒMICHAEL KENNA [마이클 케나·공근혜갤러리 제공]

'솔섬'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13년간 찍은 한국 풍경 공근혜갤러리서 공개
"한국은 추억과 흔적이 사방에 있는 곳…다음 촬영 1순위는 독도"

'솔섬' 사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사진가 마이클 케나(66)가 10여년간 촬영한 한국 작업을 모아 선보인다.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개막하는 개인전 '한국, 제1부'를 통해서다.

케나는 서정적이고 담백한 흑백 풍경 사진으로 유명하다. 그는 암실에서 장시간 수작업해야 하는 흑백 인염 인화 방식을 45년째 고수 중이다. 프랑스 슈발리에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는 등 세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각국을 돌며 작업 중인 작가가 2005년부터 작년까지 촬영한 한국의 다양한 풍경을 만난다. 비무장지대(DMZ)의 끊어진 철길, 철원 해변 망대, 운여 솔숲, 포항 포스코, 하동 화력발전소, 예당 저수지, 서울 한양도성 등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업이 많다.

10일 갤러리에 따르면 작가는 이번 전시를 맞아 "시간 흐름이 배어 있는 녹슨 곳, 설명보다는 새 제안을 하거나 질문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한다"라면서 "한국은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주한 곳이기에 제게는 보물과도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추억과 흔적이 사방에, 공기 중에도, 땅에도 묻힌 곳"이라고 부연했다.

출품작 중에는 강원도 휴전선 감시초소(GP) 감시탑 풍경도 있다.

케나는 "철조망으로 둘러친 망대가 있는 해변을 저는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라면서 DMZ에 가까워질수록 감시탑 주변 분위기가 더 예사롭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음 방한 시 1순위 촬영지로 독도를 꼽은 그는 "조만간 북한에 직접 가서 제 눈으로 볼 기회가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라면서 방북 의사 또한 강력히 표했다.

"남한과 북한을 모두 담은 '코리아' 사진집을 발표하고, 곧 여러 나라에서 '하나의 한국'으로 전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북한의 정식 초청을 받아 그곳 풍경을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어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하루빨리, 꼭 저를 초청해달라고 말하고 싶네요."

전시는 4월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