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이 소득에 연계한 선별지원 방식으로 급선회했다.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등록금 부담을 평균 15% 낮추는 방식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에 한해 등록금 부담을 평균 21% 낮추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이다.

   그러나 연 1천만원에 달하는 대학등록금은 소득 상위 30%에도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재정을 투입해 명목 등록금을 낮추는 기존 방안을 지지하는 당 일각의 기류가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득 1~7분위의 등록금 부담을 평균 21%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교과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다음 주 정도에 최종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투입하는 재정과 대학이 자체 조성하는 자금으로 소득 하위 70%의 등록금 부담을 소득수준에 연계해 17~25% 정도 차등 인하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자녀는 명목 등록금의 90% 이상을 별도의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해 사실상 공짜로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한나라당의 방침이다.

   이런 정책 변화는 고소득층에도 혜택이 돌아가는 명목 등록금 인하에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에 반대해온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저소득층은 장학금을 줘서 돈 없이도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하고 소득수준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홍 대표는 지난해 당 서민특위 위원장을 지내면서 대학이 소득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하고 기초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전액 면제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등록금 부담완화 정책을 쟁점으로 부상시킨 당사자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정부 재정 1조5천억원과 대학이 조성하는 장학금 5천억원을 투입해 등록금 부담을 전체적으로 15% 낮추는 기존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5월 대학등록금 화두를 처음 꺼냈고 7ㆍ4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정부와의 협상을 주도해왔다.

   한 측근 의원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학 등록금을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 황 원내대표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소득구간별 차등 지원 방안은 당초 `반값 등록금'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여야 협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처음에는 반값 등록금을 하는 것처럼 하더니 15%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했고 이제와서 차등 장학금 지원으로 번복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