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 칼럼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북한의 식량난 실태, 6자 회담 재개 움직임 등을 전하면서 "북한이 6자 회담 재개에 동의하고 인민들이 아무리 굶주리더라도 원시적인 핵 억지력을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현시기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푸는 것은 강성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라면서 식량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북한은 외부에서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은 북한이 원하는 만큼 넉넉하게 식량을 제공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은 미국, 일본, 심지어 한국 등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도움을 받으려면 핵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6자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김일성이 사망한지 3개월만에 북한은 그가 살아있을 때 진행해온 북한의 핵시설 동결을 약속하는 내용의 북미기본합의서에 서명했었다"면서 "북한이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솔직히 인정한 것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최근 발표된 북한 성명도 미국의 `식량-정치 연계'를 짐짓 비난하고 있지만 행간에는 협상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새로 등장한 김정은은 권력 유지의 핵심인 엘리트층을 기름칠할 특전과 사치품이 필요하다"면서 김정일의 70회 생일과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앞두고 외화가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북한은 구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협박 등을 보면 북한은 한국과 서방과의 대화를 오는 12월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경우 동맹국 북한의 경제적 역량 부족에 화를 낼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체제 붕괴와 한반도 통일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에 충분한 식량을 제공하지는 않을지라도 북한을 정치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북한의 강경노선을 용인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김정은이 전쟁 도발자로 정평이 나있어 새로운 군사도발 또는 3차 핵실험으로 권력승계를 기념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까지는 후계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해 심각한 대북외교의 단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안소영 기자 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