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 상당수가 국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보다는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의약품 약국외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상정해 대체토론을 한 후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구입 편의성보다는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새누리당 원희목 의원은 "약은 약(藥)인 동시에 독(毒)일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복지부가 편의성만 강조하고 부작용 등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타이레놀 부작용 건수가 미국 5만6천건, 영국 3만2천건에 달하는데도 복지부는 슈퍼에서 약을 팔기 위해 모든 논리를 갖다 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전현희 의원은 "안전성과 편의성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나 복지부는 경제부처가 아니라 안전을 주요 업무로 다루는 만큼 안전성 대책을 세우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국외판매 대신 '강제적인 당번약국 제도', `심야 공공약국 설치'를 제안한 경우도 있었다.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은 "그동안 당번약국제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은 자발적인 운영에 맡겼기 때문"이라며 "약사법을 개정하지 말고 심야나 공휴일에 동네약국을 강제로 열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

통합진보당 곽정숙 의원은 "약국외판매를 허용하면 의료 공공성은 약화되고 사적인 의료 부담은 올라간다"며 "슈퍼(판매를) 밀어붙일 게 아니라 심야 공공약국을 많이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희목 의원과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은 "국회의원이 표(票) 때문에 반대하는 것처럼 매도되는데 여기에는 너무 일방적으로 나간 복지부의 책임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1천500여 개 읍면 지역 중 약국이 없는 곳이 655개에 달한다"며 "이번 기회에 약 접근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약사회와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며 "국회가 논의만 시작하면 설명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식약청에서 마치 스무고개와 같은 약국외판매 의약품의 조건을 만들었으며 스무고개를 모두 통과해야 쉽게 살 수 있는 약으로 분류되는 것"이라며 "이런 기준에 대해서는 약사회도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소영 기자 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