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이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겨 챙겨준다는 뜻이다.

실제로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미국 등 서방세계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북한이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서면서 양측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북한과 이란이 수교한 것은 1973년 4월이다. 특히 1983년 `탄도미사일 개발 상호지원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며 반미투쟁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후 양측은 항공운항협정(86년8월), 무역 및 경제기술협정(89년6월), 원유공급협정(91년2월), 치안협력협정(96년11월) 등 다양한 협정을 맺었다.

북한과 이란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으로부터 나란히 `불량국가'로 지목받으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협력을 더 강화하기 시작한 것.

모하마드 하타미 전 이란 대통령은 2003년 이란 주재 북한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정치·경제·문화 모든 면에서 조선과 관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전후로는 양측 외교사절단이 해마다 상대국을 교환 방문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북한과 이란은 핵개발에서도 매우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북한과 이란의 동맹관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속에서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란 압박에 대해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 등 주요매체를 동원해 "자주권을 침해한다"며 국제사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평화적 핵활동을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로 간주하는 이란과 그것을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며 동맹국까지 동원해 전쟁을 일으키려는 미국, 어느 쪽이 정의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며 이란을 편들었다.

우리민족끼리는 8일 남한의 대이란 제제 동참에 대해서도 "자주성도 자존심도 없다"고 비난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7일 이란의 이슬람 혁명 33주년을 맞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좋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 두 나라 사이의 훌륭한 친선협조 관계가 끊임없이 확대 강화하리라고 확신한다"고 격려를 전했다.

이 같은 북한의 노골적인 `응원'에 이란도 조용히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취임에 축전을 보냈고, 이란 일간지 `이란뉴스'는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노선'을 설명한 작품을 김 위원장 사진과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이란은 대외적으로 "남북한 모두와 우호적이고 균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표명해왔지만 최근 들어 한국과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지는 분위기다.

이란이 서방의 자국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에 석유수출을 거부하겠다며 관계악화를 강력히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 외교관계만 놓고 보면 한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반면 북한은 느긋한 처지에 놓여있는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3일 "북한 역시 핵문제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미국 등의 대이란 압박에 비난공세를 펴는 것은 결국 핵개발에서 양측이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 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