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규제와 과도한 세금 등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환경 탓이다. 그러나 무역회사 포유와 옥외광고회사 울트라비전바쿠를 경영하는 최웅섭(56) 사장 만큼은 예외다.

지난 2000년 아제르바이잔에 진출한 최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액을 3억달러로 잡고 있다. 아제르바이젠 문화부가 발주한 8천200만달러 규모의 토픽 바흐라모브 스타디움 리모델링 공사도 최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오는 6월 수도 바쿠에서 열리는 2012 유로비전 송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가 될 이 스타디움을 돔 형태로 바꾸는 큰 공사로, 한국의 20여개 기업과 현지 업체 10여개가 참여하고 있다.

최 사장은 "아제르바이잔에 거주하는 전체 한인 150여명과 비슷한 숫자의 한국 기술진이 이 공사를 위해 상주하고 있다"면서 "현재 60%의 공사 진척도를 보이고 있는데 완공 후에는 바쿠 해상 전광판과 헤이데르 엘리예브 박물관 전광판 설치 공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돔구장 리모델링 공사에 앞서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규모의 바쿠 엑스포센터 홍보탑을 세워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해 6월 열린 석유·가스전시회를 홍보하기 위해 세워진 이 탑은 높이 39m, 폭 13m의 응용 피라미드 형태 구조물로, 삼면체의 LED 전광판 크기도 높이 28m, 폭 12m에 달한다.

최 사장은 "현지 정부가 발주한 이 탑은 설치비용만 100억원이 넘게 들었으며 내진 설계와 강풍에도 견딜 수 있다"면서 "방수 시스템과 냉ㆍ난방 시스템 등을 모두 한국의 기술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홍보탑 수주전에 미국,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6개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최 사장이 어렵지 않게 낙찰을 받았다.

이전에 아제르바이잔 체육부가 발주한 젤릭 축구장과 헤이데르알리예브 체육관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일함 알리예브 대통령은 이 홍보탑이 완공된 뒤 직접 현장을 찾아 한국의 기술력을 극찬했다고 한다.

최 사장은 바쿠에 정착해 무역업을 하면서 개발도상국 특성상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고위인사들과 친분을 맺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판단,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작정 고위 관료를 찾아가 안면을 트는 막무가내식 전술을 구사했다.

그는 "어떤 인사는 1년 넘게 찾아다니며 귀찮게하자 겨우 한번 만나주기도 했다. 한번 만나면 반드시 내 사람으로 만들고 이들로부터 지인들을 소개받았다"면서 "지금은 정보통신부, 체육부, 교육부, 환경부, 총리실 등 각 부처의 정책결정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2004년 옥외광고 사업에 뛰어들어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시행하는 대형 전광판과 옥외광고판 공사를 대거 수주했다. 지금까지 1개당 설치비가 수억대원인 전광판을 50여개나 세웠다.

최 사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로 상호 신뢰를 꼽는다. 그는 "철저히 신뢰를 얻고 시간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특히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