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농ㆍ어촌 죽이기'라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도 불구하고 남해ㆍ하동 선거구 폐지를 의결한 가운데 각 정당들은 커진 선거구를 겨냥한 새 판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유권자 수는 하동 4만6천73명, 남해 4만3천114명, 사천 9만996명 등 남해ㆍ하동과 사천이 비슷하다.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선거구가 통합돼 유권자가 마음을 정하기도 힘들고, 후보들이 대응하기에도 상당히 힘들게 됐다.

집권여당인데다 양쪽으로 나눠 공천 신청을 받았던 새누리당이 일단은 더 버거워 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이 두려워하는 최악의 경우는 공천자가 결정된 이후 공천자를 내지 못한 지역 당원들이 집단탈당하는 것이다.

그럴 가능성까진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새누리당으로선 선거구 통합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남해ㆍ하동에는 여상규 현 의원과 하영제 전 농림부 차관이, 사천에는 이방호 전 의원과 이상의 전 합참의장 등 7명이 공천신청을 한 상태다.

사천에서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에게 패배한 충격이 사라지지 않은데다 남해ㆍ하동은 남해 출신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라는 점이 새누리당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새누리당은 사천의 경우 전략지역으로 결정, 경선 없이 중앙당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복잡한 지역사정 만큼이나 공천자 결정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천에 현역의원을 두고 있는 통합진보당은 선거구 획정 과정을 지켜보느라 남해ㆍ하동에선 후보자 결정을 하지 않았다.

선거구가 통합되자 통합진보당은 강기갑 의원을 놓고 남해ㆍ하동까지 묶어 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처럼 복잡한 조정 과정은 거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남해ㆍ하동에서 뛰고 있는 후보가 없진 않았지만 대외적으로는 사천지역 조수정 전 청와대행정관만 단수 후보로 확정해놓았다.

두 당 후보는 야권 단일화 과정을 거쳐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게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선거구 통합이란 '악재'를 딛고 권토중래할 것인지, 야권이 후보 단일화 바람을 타고 넓어진 선거구를 그대로 접수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