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A(26)씨는 지난해 4월 15일 오후 9시쯤 광주 북구 한 시장 앞에서 이런 질문을 받고 B(38·여)씨와 C(27)를 따라갔다. 그가 집으로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뒤였다. 이미 수천만원을 뜯긴 뒤였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A씨를 자신들의 단체로 유인한 뒤, “도를 배신하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해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B씨 등 2명에 대해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 등은 2인1조를 이뤄 다니면서 마음이 약해 보이는 사람을 물색해 말을 걸었다. 상대가 “집안에 아픈 사람이 없느냐”, “할머니가 편찮으신 것 아니냐” 등의 말에 관심을 보이면, 이들은 ‘타깃’을 광주 시내의 사무실로 데려가 그곳에 머물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참선하거나 기도를 하는 등 ‘보통의 종교 단체’와 다를 바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조금씩 자신들에 동화하는 기색을 보이면, 그때부터 ‘본색’을 드러냈다. 헌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직업이 없던 A씨의 경우, 처음에는 그 부모의 돈이 표적이 됐다. B씨 등은 A씨에게 “취업 준비를 위해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하라”고 위협해 수십만원을 뜯어냈다. 이후에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회사의 간부를 사칭, A씨의 부모와 직접 통화해 아들이 취업이 된 것처럼 속인 뒤, 전세금 등의 명목으로 30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A씨가 이런 식으로 뜯긴 돈은 모두 19차례에 걸쳐 7500만원. B씨 등은 A씨를 대부업체에 데려가 돈을 빌리게 한 뒤 강탈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 “배신하면 집에 불을 질러버리겠다” 등의 말로 협박했다. A씨가 보는 앞에서 다른 회원들에게 얼차려나 구타를 가하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B씨 등은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B씨 검거 당시 단체 사무실에는 6~7명의 회원이 있었지만, 피해를 신고해온 다른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포섭활동을 벌인 D(31·여)씨 등 2명을 추적하고 있다.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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