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음주와 군기잡기, 음란한 벌칙 등 대학생 MT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번엔 한 지방 국립대에서 학생들에게 강압적인 방식으로 MT 동참을 주문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참가비까지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포털사이트 네이트 ‘판’에는 ‘과 MT가 이렇게 강제적이어도 되는 건가요? MT비가 10만원+a’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지방의 한 국립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학과 교수가 “MT를 가지 않을 경우 결석 처리, 장학금선발 제외, 좋은 학점을 줄 수 없다” 등의 말로 학생들에게 MT참여를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MT 참가비가 10만원을 넘는다. 기본 참가비 10만원에 조별로 수만원씩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글쓴이는 “학교에서 근로 장학으로 일하는 친구가 서류정리를 하다가 학교에서 과 MT지원비로 200만원정도가 지급되는 걸 봤다”며 “현재 MT에 간다고 확정된 학우들이 최소 65명이니 65명×10만원+200만원=850만원”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조별 추가 비용까지 합하면 2박3일 과MT에 1000만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

글쓴이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MT에 참석하지 못해도 출석, 장학금, 성적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특히 장학금은 집안이 어려운 학우들이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국가유공자 등 타당한 자격을 가진 학우들이 받는 혜택인데 어찌 학과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앞선 지난 16일에도 이 게시판에는 ‘MT도 아닌 부서별(조별) 모임에 불참비를 내야 하냐?’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MT를 가기 전 부서별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불참비’를 내야 한다. 불참비는 지난해 5000원이었으나 올해는 1만원으로 올랐다. 조별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때마다 1만원씩 내야 한다.

글쓴이는 “땅 파서 돈벌어 학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진짜 학기마다 이래저래 돈을 걷어 가는데 정말 짜증난다”며 “MT는 공식행사라 이해가 가지만 조별 모임에 불참했다고 돈을 내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나도 국립대를 나왔는데 MT비 10만원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국립대라면 더욱 그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MT라는 게 술만 진탕 퍼마시다 오는 건데 개인적으로 10만원을 가지고 놀러 가면 그것보다는 더 알차게 놀겠다”고 혀를 찼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