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만 문을 여는 인터넷 ‘속옷 야(夜)시장’이 생겼다. 신세계몰은 지난 2일부터 ‘언더웨어 심야 팝업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매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온라인몰에 한시적으로 속옷 전문 코너를 여는 것이다. 이곳에서 파는 제품은 일반 속옷은 아니다. 옷 안에 받쳐 입거나 단순히 몸매를 보정해주는 본래의 속옷 기능보다 디자인에 핵심을 둔 제품들이다.

여성용 속옷 중에는 팬티 스타킹이 상체까지 이어져 몸 전체를 감싸는 ‘보디 스타킹’, 끈 소매 상의와 팬티가 합쳐진 ‘테디’, 화려한 무늬의 팬티를 같이 넣은 세트 등이 있다. 남성용 ‘조크 스트랩’은 팬티가 레슬링복처럼 엉덩이·허리를 감싼 뒤 두 어깨에 끈으로 이어져 있다.

감추지 않고 밖으로 보여주려는 목적의 속옷이 필요한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들이다. 요가·헬스 등으로 가꾼 몸을 과시하거나 부부들이 결혼생활에 활력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속옷 야시장은 특이한 속옷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시간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1~3월 신세계몰에서 이 시간대에 팔린 속옷은 전체 속옷 매출의 13% 정도였다. 그러나 이달 전문매장을 연 뒤에는 열흘 만에 18%나 팔려 5%포인트 증가했다. ‘특별한 날’에 입기 위해 제품을 사고 싶어도 일반 매장에서는 구입하기 부담스러웠던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 속옷 매장의 모델 사진은 청소년이 보기에 다소 선정적인 것들이 많아 성인인증이 된 고객들만 상품 조회·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신세계몰 회원은 아이디를 만들 때 등록한 주민등록번호로 나이를 걸러 19세 미만은 볼 수 없게 했다. 회원이 아니면 별도로 주민번호를 통한 성인인증을 해야 접속할 수 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