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미 국회 운영위에서 합의처리한 법안에 새누리당에서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줄다리기'가 벌어졌으나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25일 제시한 절충안을 민주통합당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이 방안은 국회 법사위에 특별한 이유없이 120일 이상 계류중인 법안에 대해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 간사가 협의하되, 이견이 있을 경우 무기명 투표로 상임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상정을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한, 안건의 패스트트랙제(신속처리제) 도입, 필리버스터제(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도입 등의 골간은 유지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신속처리제 요건 변경을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자, 법사위 장기계류 법안의 본회의 상정안으로 방향을 틀어 `식물국회' 탈출구를 찾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 원내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 결정됐다. 황 원내대표의 절충안으로 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열쇠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쥐고 있다. 이 절충안에 대한 소속의원 의견수렴 결과가 이날 밤 취합되면 수용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의 원안에 비판적이었던 의원들이 절충안에 찬성할 지가 관건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절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한 다음 의총에서 동의를 받고,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갖겠다"며 "주말까지는 의견수렴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반대가 있을 경우 설득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황 원내대표는 "당내 동의가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운영위에서 합의됐으니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사위는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 상정 직전 체계ㆍ자구심사를 받는 마지막 관문이다.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맡아왔다.

여야의 쟁점 법안이 상임위에서 통과되더라도 법사위에서 여야 합의가 안돼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여야가 골칫거리인 법안을 법사위로 떠넘긴다는 비판도 받았다.

절충안 관철시 법사위가 `상원'처럼 역할할 여지는 줄어들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식물국회'를 우려하며 반대했던 신속처리제 요건이 원안대로 담겨 있어 당내 동의를 받을 지는 속단할 수 없다.   /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