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지역과 비무장지대(DMZ) 등에는 국군 전사자 유해 3만~4만여 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다. 내년이면 휴전협정 체결 60주년이 되지만 이들 유해는 아직도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북한지역에 있는 전사자 유해는 북한당국의 호응 없이는 수습할 수 없기 때문에 국방부는 유엔을 통한 해결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남북은 5년 전 북한지역의 전사자 유해 발굴 문제에 관심을 뒀다.

지난 2007년 11월 평양에서 개최된 제2차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6ㆍ25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당시 양측은 전사자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은 이념차원을 떠나 인도주의적인 문제라는데 공감하고 공동발굴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남측은 몇 차례 북측과 군사회담을 통해 당시 합의사항을 상기시키고 이행을 촉구했으나 북한당국의 무성의로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인도적 차원과 희생자에 대한 국가책무 이행차원에서 남북관계 진전 등 여건 조성 때 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남북 유해 공동발굴에 대한 북측의 호응에 대비해 인력과 발굴장소, 예산 등 구체적인 추진 대책을 이미 수립해 놓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인 박신한 대령은 "정부는 북한지역에 묻혀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항상 발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매년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북측과 공동발굴할 수 있도록 불용액이 될 줄 알면서도 관련 예산을 매년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측지역에서 진행 중인 전사자 유해 발굴 과정에서 수습된 북한군 유해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군 유해 593구와 중공군 유해 358구를 발굴했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측에 유해 송환을 제의하고 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발굴된 북한군과 중공군 유해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적군묘지'에 안장하고 있다.

군은 제네바 협정 정신을 존중하자는 취지에서 1996년 적군묘지를 조성했다. 교전 중 사망한 적군 유해를 존중하고 묘지도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된 제네바 협정 추가 의정서 34조를 준수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국방부는 제네바협약에 따라 적군 유해를 관리하고,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경기도와 적군묘지에 대한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북한은 남측에 대한 태도와 달리 미국과는 유해 공동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북한과 미국은 1988년 접촉을 시작으로 1993년 8월까지 30여 차례 회담을 거친 끝에 합의서를 도출했다. 1996년부터 발굴작업이 중단된 2005년 5월까지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과 평안북도 운산지역에서 모두 225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지금까지 미군유해 발굴작업 비용으로 북한에 모두 2천800만여 달러가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6ㆍ25전쟁 당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가운데 아직 8천100여 명의 유해나 종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만 2천여 구가 묻혀 있고, 나머지는 장진호와 운산 등 북한지역과 DMZ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작년 10월 미군 유해발굴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지난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