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버전력을 양성해 전자전, 해킹, 사이버심리전 등 다양한 공격능력을 갖춘 세계 3위의 사이버전 강국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사이버국방학과 이동훈 교수는 7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 주최로 열린 ‘제10회 국방정보 보호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사이버전 방어력은 매우 높은 반면에 사이버 의존도는 매우 낮다”며 “이는 사이버전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높은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 사이버전의 중요성이 높지만 군의 사이버전 인력 양성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 사이버전 지도국(121국)은 전산망에 침입해 자료를 탈취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요원 300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1국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곳이다. 전자정찰국은 2009년 7월7일 우리 정부기관 일부도 포함된 전 세계적 디도스(DDoS 서비스분산거부) 공격과 지난해 3월4∼11일 있었던 GPS 교란전파 발사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국가 엘리트를 대거 사이버전력으로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대, 평양컴퓨터기술대학, 지휘자동화대학(미림대학) 등에서 사이버전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학생 전원에게 유학 등 다양한 특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가의 총력 지원을 통해 사이버전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 군은 북한에 비해 사이버 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정보통신 관련 전공자 일부를 사이버 국방 인력으로 수급하고 있으나 컴퓨터나 정보 관련 학과 학생이 대다수라서 정보보호 병과 같은 특화된 사이버 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군에서 사이버전을 담당하는 곳으로는 국군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2010년 1월 창설) 및 국방부 사이버방호정책팀(2011년 3월 설립) 등이 있다. /세계일보